•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04 09:0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21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남궁선

 

 

다방은 커피가 이천오백 원밖에 안 해 담배 피는 그녀

기차는 다섯 시 오십 분에 떠나고

 

가족탕이라고 해 봐야 방 하나에 욕조 하나 주는 거야

재떨이에 침을 뱉는 그녀, 이월의 바람이 사내들을 따라 들어오고

 

다방의 기표는 어항, 메뉴판 없어요? 여긴 메뉴판 없어요

플라스틱 수초를 바라보는 그녀와 나

 

우리 여관은 거의 달방으로 나가 대실은 재미가 없어 오래된 집이야

그녀의 엄마는 여관을 넘기고

종종 대실료 이만 원씩 챙기던, 소일거리 없어진 그녀

 

커피 콜라 쥬스 주세요

연변말처럼 서울말 쓰는 아가씨가 커피를 흘리고

콜라엔 얼음이 없다 괜찮은데 커피 잔을 닦는 아가씨, 괜찮다는데

 

승마 지은 시인이 누구지

승무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녀 그 걸 기억해서 뭐하지

가을엔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에 가고 싶어

어항 너머 도금 팔찌의 사내를 바라보는 그녀

 

여기 얼마예요 만원만 주세요 가격미정의 값들

 

어느 찻집보다 더 작고 낮아서 우린 여기까지 왔을까

끝내 커피 값도 콜라 값도 쥬스 값도 알 수 없는 호박다방

 

 

 

namgungsun.jpg

경기도 강화 출생

2011시작을 통해 등단

시집 당신의 정거장은 내가 손을 흔드는 세계


수통골 17-09-04 23:55
 
얼음이 녹은 콜라잔을 잡으니
온통 물이다
쓰윽
물묻은 손을 허벅지에 문지른다
긁적긁적
어딘가에 숨어있을 곰팡이슬은 노곤함을
촛점없는 눈으로 긁어댄다
더듬더듬
우리가 흘러들어온 입구를 찾아헤맨다
만원 한장으로
다시 출구를 비춘다
삐걱삐걱
저기 낯익은 소음으로 손짓하는 이가 있다
콜라값을 몰라도
출구는 닫히지 않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8414
1261 그 저녁, 해안가 낡은 주점 / 박승자 관리자 08:36 99
1260 어김없는 낮잠 / 박 강 관리자 08:34 81
1259 이름의 풍장 / 김윤환 관리자 06-20 142
1258 재봉골목 / 최연수 관리자 06-20 130
1257 호피무늬를 마시다 / 진혜진 관리자 06-19 202
1256 물푸레나무도 멍이 들었대요 / 신이림 관리자 06-19 183
1255 엄마가 들어 있다 / 이수익 관리자 06-18 254
1254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 관리자 06-18 235
1253 미안해 사랑해 / 신단향 관리자 06-16 360
1252 펜로즈 삼각형 위에 서다 / 강인한 관리자 06-16 237
1251 사바세계 / 이위발 관리자 06-12 523
1250 이모 / 고경숙 관리자 06-12 493
1249 집중 / 서규정 관리자 06-11 550
1248 앵두나무 소네트 / 신정민 관리자 06-11 485
1247 바닷가 사진관 / 서동인 관리자 06-05 973
1246 몸붓 / 안성덕 관리자 06-05 687
1245 심해어 / 진수미 관리자 05-31 1012
1244 유리창의 처세술 / 장승규 관리자 05-31 884
1243 가로수 / 박찬세 관리자 05-24 1459
1242 안개, 그 사랑법 / 홍일표 관리자 05-24 1301
1241 꽃이 지는 일 / 배홍배 관리자 05-23 1355
1240 유선형의 꿈 / 곽문연 관리자 05-23 930
1239 봄비 / 정한용 관리자 05-18 1560
1238 탱고를 추다 / 이경교 관리자 05-17 1242
1237 보금자리주택지구 / 이선이 관리자 05-17 1043
1236 병상 일기 2 / 이해인 관리자 05-16 1150
1235 위성 / 배영옥 관리자 05-16 1115
1234 어른의 맛 / 김윤이 관리자 05-15 1355
1233 소묘 5 / 이성렬 관리자 05-15 1092
1232 합주 / 정끝별 관리자 05-11 1449
1231 새댁 / 이인철 관리자 05-11 1342
1230 한 걸식자의 비망록 / 권순진 관리자 05-10 1300
1229 구두를 닦다 / 강태승 관리자 05-10 1321
1228 축, 생일 / 신해욱 관리자 05-09 1392
1227 광화문 천막 / 이영주 관리자 05-09 1253
1226 엄마 / 김완하 관리자 05-08 1642
1225 지구 동물원 / 정 영 관리자 05-08 1264
1224 일력 / 마경덕 관리자 05-04 1593
1223 적멸에 앉다 / 장인수 관리자 05-04 1470
1222 봄비 / 정호승 관리자 05-02 2222
1221 드라마 / 이동호 관리자 05-02 1535
1220 의혹 / 서연우 관리자 04-30 1588
1219 녹 / 하상만 관리자 04-30 1530
1218 돌을 웃기다 / 성영희 관리자 04-27 1784
1217 날아라, 십정동 / 김선근 관리자 04-27 1675
1216 봄날의 서재 / 전윤호 관리자 04-26 1730
1215 초록 서체 / 오영록 관리자 04-26 1637
1214 자두나무 정류장 / 박성우 (1) 관리자 04-23 1861
1213 봄비 / 안도현 (1) 관리자 04-23 2393
1212 겹겹, 겹겹의 / 유희경 관리자 04-19 201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