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9-04 09:0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40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남궁선

 

 

다방은 커피가 이천오백 원밖에 안 해 담배 피는 그녀

기차는 다섯 시 오십 분에 떠나고

 

가족탕이라고 해 봐야 방 하나에 욕조 하나 주는 거야

재떨이에 침을 뱉는 그녀, 이월의 바람이 사내들을 따라 들어오고

 

다방의 기표는 어항, 메뉴판 없어요? 여긴 메뉴판 없어요

플라스틱 수초를 바라보는 그녀와 나

 

우리 여관은 거의 달방으로 나가 대실은 재미가 없어 오래된 집이야

그녀의 엄마는 여관을 넘기고

종종 대실료 이만 원씩 챙기던, 소일거리 없어진 그녀

 

커피 콜라 쥬스 주세요

연변말처럼 서울말 쓰는 아가씨가 커피를 흘리고

콜라엔 얼음이 없다 괜찮은데 커피 잔을 닦는 아가씨, 괜찮다는데

 

승마 지은 시인이 누구지

승무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녀 그 걸 기억해서 뭐하지

가을엔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에 가고 싶어

어항 너머 도금 팔찌의 사내를 바라보는 그녀

 

여기 얼마예요 만원만 주세요 가격미정의 값들

 

어느 찻집보다 더 작고 낮아서 우린 여기까지 왔을까

끝내 커피 값도 콜라 값도 쥬스 값도 알 수 없는 호박다방

 

 

 

namgungsun.jpg

경기도 강화 출생

2011시작을 통해 등단

시집 당신의 정거장은 내가 손을 흔드는 세계


수통골 17-09-04 23:55
 
얼음이 녹은 콜라잔을 잡으니
온통 물이다
쓰윽
물묻은 손을 허벅지에 문지른다
긁적긁적
어딘가에 숨어있을 곰팡이슬은 노곤함을
촛점없는 눈으로 긁어댄다
더듬더듬
우리가 흘러들어온 입구를 찾아헤맨다
만원 한장으로
다시 출구를 비춘다
삐걱삐걱
저기 낯익은 소음으로 손짓하는 이가 있다
콜라값을 몰라도
출구는 닫히지 않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7631
1026 나비잠 / 문성해 관리자 10-21 170
1025 수련 물들다 / 유종인 관리자 10-21 134
1024 미래 상가 / 김상혁 관리자 10-19 252
1023 비의 일요일 / 김경인 관리자 10-19 248
1022 붉은빛의 거처 / 이병일 관리자 10-18 293
1021 어깨로부터 봄까지 / 김중일 관리자 10-18 246
1020 이마 / 허은실 관리자 10-16 345
1019 달랑, 달랑달랑 / 최찬용 관리자 10-16 291
1018 죽음의 춤 / 윤정구 관리자 10-11 493
1017 담쟁이 / 배영옥 관리자 10-11 487
1016 서른을 훌쩍 넘어 아이스크림 / 서효인 관리자 10-10 346
1015 이상한 나라의 게이트 / 문순영 관리자 10-10 296
1014 토종닭 연구소 / 장경린 관리자 09-28 881
1013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관리자 09-28 850
1012 낯선 선물 / 이선욱 관리자 09-25 1035
1011 물속의 계단 / 이기홍 관리자 09-25 858
1010 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곽효환 관리자 09-22 940
1009 금요일 / 유희경 관리자 09-22 967
1008 돼지가 웃었다 / 구재기 관리자 09-21 904
1007 소소한 운세 / 이선이 관리자 09-21 911
1006 너무 멀어 / 김완수 관리자 09-20 994
1005 진실게임 / 박상수 관리자 09-20 812
1004 진열장의 내력 / 임경섭 관리자 09-15 1099
1003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문제다 / 이영수 관리자 09-15 984
1002 미움의 힘 / 정낙추 관리자 09-14 1142
1001 황혼 / 정남식 관리자 09-14 1186
1000 숟가락 / 김 륭 관리자 09-13 1146
999 달은 열기구로 떠서 / 김효은 관리자 09-13 991
998 하얀 나무 / 김신영 관리자 09-12 1133
997 외상값 갚는 날 / 김회권 관리자 09-12 1118
996 당신의 11월 / 김병호 관리자 09-08 1389
995 지금 우리가 바꾼다 / 유수연 관리자 09-08 1244
994 이별 / 이채영 관리자 09-07 1358
993 새처럼 앉다 / 임정옥 관리자 09-07 1317
992 천원역 / 이애경 관리자 09-06 1217
991 나를 기다리며 / 이윤설 관리자 09-06 1299
990 길 위에서 / 김해화 관리자 09-05 1417
989 스물 네 살의 바다 / 김정란 관리자 09-05 1207
988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 남궁선 (1) 관리자 09-04 1241
987 에스컬레이터의 기법 / 김희업 관리자 09-04 1193
986 생가 / 김정환 (1) 관리자 08-31 1543
985 둘의 언어 / 김준현 (2) 관리자 08-31 1527
984 숲에서 보낸 편지 6 / 김기홍 (1) 관리자 08-30 1573
983 무반주 / 김 윤 (2) 관리자 08-30 1391
982 滴 / 김신용 관리자 08-29 1361
981 간절하게 / 김수열 관리자 08-29 1447
980 제조업입니다 / 송기영 (1) 관리자 08-28 1377
979 때가 되었다 / 박판식 관리자 08-28 1414
978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관리자 08-25 1681
977 풋사과의 비밀 / 이만섭 관리자 08-25 162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