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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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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4 09:0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70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남궁선

 

 

다방은 커피가 이천오백 원밖에 안 해 담배 피는 그녀

기차는 다섯 시 오십 분에 떠나고

 

가족탕이라고 해 봐야 방 하나에 욕조 하나 주는 거야

재떨이에 침을 뱉는 그녀, 이월의 바람이 사내들을 따라 들어오고

 

다방의 기표는 어항, 메뉴판 없어요? 여긴 메뉴판 없어요

플라스틱 수초를 바라보는 그녀와 나

 

우리 여관은 거의 달방으로 나가 대실은 재미가 없어 오래된 집이야

그녀의 엄마는 여관을 넘기고

종종 대실료 이만 원씩 챙기던, 소일거리 없어진 그녀

 

커피 콜라 쥬스 주세요

연변말처럼 서울말 쓰는 아가씨가 커피를 흘리고

콜라엔 얼음이 없다 괜찮은데 커피 잔을 닦는 아가씨, 괜찮다는데

 

승마 지은 시인이 누구지

승무라고 말하고 싶었던 그녀 그 걸 기억해서 뭐하지

가을엔 달라이 라마의 망명정부에 가고 싶어

어항 너머 도금 팔찌의 사내를 바라보는 그녀

 

여기 얼마예요 만원만 주세요 가격미정의 값들

 

어느 찻집보다 더 작고 낮아서 우린 여기까지 왔을까

끝내 커피 값도 콜라 값도 쥬스 값도 알 수 없는 호박다방

 

 

 

namgungsun.jpg

경기도 강화 출생

2011시작을 통해 등단

시집 당신의 정거장은 내가 손을 흔드는 세계


수통골 17-09-04 23:55
 
얼음이 녹은 콜라잔을 잡으니
온통 물이다
쓰윽
물묻은 손을 허벅지에 문지른다
긁적긁적
어딘가에 숨어있을 곰팡이슬은 노곤함을
촛점없는 눈으로 긁어댄다
더듬더듬
우리가 흘러들어온 입구를 찾아헤맨다
만원 한장으로
다시 출구를 비춘다
삐걱삐걱
저기 낯익은 소음으로 손짓하는 이가 있다
콜라값을 몰라도
출구는 닫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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