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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5 09:3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328  

스물 네 살의 바다

 

김정란

 

 

  너는 끔찍하게 아름다웠다. 나는 숨을 죽였다. 잠들어 바람의 나라에 이른

, 날개짓 소리가 들렸다. 너의 혼, 손 한번 내밀면 만져질 듯 흔들리고

있는. 네 얼굴에 바다가 차올랐다. 스물 네 살의 바다

 

  바다는 굉장히 힘이 세었다. 나는 사방에 대고 절을 하고 싶었었다.

 

  . 땅위로 내리는 비, 넋없이 한데로 나앉았던 젊음.

 

  스물넷이야 죽고 싶어.

  이제 막 스물넷이야. 죽고 싶어.

 

  바다가 네 얼굴 위를 흘러갔다, 달빛, 별빛, 스물네 살.

 

  바람이 불었다. 휘익, 그리고 한꺼번에 달겨들던 죽음.

  아름다워라, 나는 자꾸만 절을 하고 싶었었다.

 


김정란.jpg

1953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불어과 졸업

프랑스 그르노블 III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76현대문학등단

시집 다시 시작하는 나비』 『매혹, 혹은 겹침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 『...토 내 영혼

용연향』 『꽃의 신비

1998년 백상출판문화상 번역부문상, 2000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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