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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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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07 08:5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83  

이별

 

이채영

 

 

  아직 끝나지 않았나 봐. 끓어오르는 바다가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심해어들을 몰고 다니고 있어.

 

  쓰러지는 기둥을 피하려고 벗어던진 몸이 불이 되어 기어가나 봐. 지그재그로 비뚤어진 선로는

너에게로 가지 못하고

 

  이 마을 저 마을을 오그려 얼굴을 감싸 안는 천지창조는 느닷없는 말투로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나를 도미노 칩처럼 쓰러뜨리고 있어.

 

  전조현상과의 통성명을 조금 더 빨리 할 걸 그랬어. 오렌지빛 지진운이 네 말 위에 떠돌 때,

네 눈길에서 은근슬쩍 냄새가 날 때, 어디 있니 어디 있니 하며 우리를 탈출한 코끼리를 찾아

나설 걸 그랬어.

 

  사랑은 다층구조의 집합체, 열렸다 닫혔다 하는 거대한 충돌에 잡아 찢기고 녹아내리고,

 거기에 달라붙어 살아야 하는 나는 살아있는가?

 

  용암에 묻혀 꺼내오지 못한 나의 심장이 기어코 일으키는 여진을 이제 멈출 수 없어.

 

 

 

leechaeyoung-140.jpg

1958년 경기도 안양 출생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01현대시로 등단

시집으로 엽총을 어디에 두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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