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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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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21 09:1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268  

소소한 운세

 

이선이

 

 

매화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꽃을 만지자 나비가 피어올랐다

나비를 잡은 이웃집 남자가 매화나무에서 내려와

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몸에 꽃이 열렸다

 

몽점蒙點 치는 사이

 

봄의 길흉을 가늠하느라 찻물 속이 아득했다

기간제 교사로 전전하는 후배를 만나 커피만 마시고 돌아서는데

엄지손톱만 한 나비 문양 목걸이가 목덜미를 부여잡았다

한때 역학을 공부하던 그녀는 어설픈 내 사랑을 점쳐주곤 했었다

주저앉는 걸음 너머로 나풀나풀 날아오르고 있었다

누구도 나비의 일생을 염려하지 않았다

 

다투던 새가 떨어뜨린 매화나무 가지를 보고 시간에 예감을 새겨 넣은

옛사람이 있었다

매화역수梅花易數라 했다

떨어진 나뭇가지 허공에 올려놓으며, 나는

다툼이 있던 자리에 나비를 옮겨 심고 싶었다

흰 매화 꽃술에서 나비를 불러내어

꽃점을 쳐주고 싶었다

 

매화 질 무렵

불임의 이웃집 여자가 애완견을 낳아 기르기 시작했다

매화나무에서 새가 사납게 우짖고 있었다

  

- 시와경계2017년 가을호

 


leesunlee-150-1.jpg

 1967년 경남 진양 출생

1991문학사상등단

시집 서서 우는 마음과 평론집 생명과 서정

상상의 열림과 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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