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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6 10:5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88  

이마

 

허은실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 보았다

 

이마의 크기가

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

뺨 대신 이마를 가리고 웃곤 했는데

 

세밑의 흰 밤이었다

어둡게 앓다가 문득 일어나

벙어리처럼 울었다

 

내가 오른팔을 이마에 얹고

누워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지 그 자세 때문이었다

 

- 허은실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문학동네, 2017)에서

 

 

 

1705_100.jpg

1975년 강원도 홍천 출생

서울시립대학교 국문과 졸업

2010실천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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