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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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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8 09:0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68  

은빛의 거처

 

  이병일

 

찰수수 대가리마다 양파망이 씌워져있다

가을이 이렇게 가까이 와 있지만

눈 밝은 새들만이 빛이 눕고 저녁이 눕는 자리를 안다

 

고추잠자리 많은 동네엔 모기가 들끓었으므로

하늘에 없던 별자리가 외진 몸의 광휘가 되었다

 

흘러가는 것들이 잘 보이는 수수밭엔

정신없이 돌 속으로 들어가 죽는 뱀도 있고

울음이란 뼈를 안고 잠드는 벌레들도 있다

 

환하지 않아도 물소리 깊은 밤이 마른침을 삼킨다

으레 깨져서 붙여놓은 새끼발가락은 아직도 보랏빛이다

 

독니 가진 것들이 매일 바퀴에 깔려 죽었지만

붉은빛은 끝도 없이 목 가진 것들을 비틀어 꺾는다

 

 


leebi.jpg

 

1981년 전북 진안 출생
2002년 병영문학상 가작 수상
명지전문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시모임 '뒤란' 동인
2005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2007년 ≪문학수첩≫ 등단
201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
시집 『옆구리의 발견』 『아흔아홉개의 빛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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