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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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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26 11:0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77  

 

실어失語 

 

   박지웅

 

 

혓바닥은 말들이 이륙하는 활주로였으나

보아라, 나는 오래전 나를 폐쇄하였다

 

발 묶인 그리움들도 쓸쓸히 먼일이 되리라

떨리는 입술로 접다 만 수천 장의 편지들도

 

날마다 당신을 선회하다 돌아오던 용기 없는 말들을 취할 수 없어 나는 집을 비웠다

 

다시는 내릴 곳을 찾지 마라

나의 상공으로 회항하는 한숨이여, 노을이여

한때 나의 귀는 당신의 음성이 밤낮으로 착륙하는 아름다운 공항이었으나 보아라, 이제 옆으로 돌아누운 얼굴에 선 비석일 뿐

 

모든 시간이 퇴장한 뒤에 한바닥의 돌이 있다면

그 위에 어떤 글귀를 쓸 수 있을까

 

당신이 폭설에 갇혀 자주 하늘을 볼 때

그날 말했어야 했다,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당신을 사랑한 일은 물위에 새를 쓰는 것과 같았다

새는 태어나자마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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