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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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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31 09:2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48  

 

모르는 사람

 

   김나영

 

 

그가 뒤통수를 내어준다 나에게 
나도 내 뒤통수를 깃털처럼 내어준다 뒷사람에게
우리는 뒤통수를 얼굴로 사용하는 사이 
무덤덤하게 본척만척 
서정과 서사가 끼어들지 않아서 깔끔하지 
서로 표정을 갈아 끼우지 않아도 
평생을 함께하지 반복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권리를 위하여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서로 헐렁헐렁한 고무줄 바지가 되지 
어떤 좌석에 앉아서 굵고 짧은 잠에 빠져들 때 
입을 벌리고 자도 보자마자 잊혀지니까 
평화롭지 정면이나 측면이나 측백나무처럼 
한결같지 동일하게 지루해도 숨통이 트이지 
내 뒤통수와 모르는 사람의 뒤통수가 격하게 맞댄 적이 있다 
내 등뼈와 모르는 사람의 등뼈가 최단거리에서 밀착된 적 있다
내 엉덩이와 모르는 사람의 엉덩이가 물컹하게 겹친 적 있다
몇 번을 앉았다 일어나도 뒤끝이 없지 포스트잇처럼

저기 등을 깊게 파낸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총총 멀어져 간다

 

  —《포지션》2017년 여름호

 

 

1961년 경북 영천출생. 1998년《예술세계》로 등단.
2005년,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음.
시집 『왼손의 쓸모』,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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