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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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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6 11:0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34  

 

꼬리 없는 사과

 

   이화은

 

 

그녀의 눈꼬리가 없어졌다

처지는 눈꺼풀을 잘라냈다 한다

세상이 잘 보인다고 좋아했지만

 

꼬리는 자르는 게 아니라 감추는 거라고

자꾸 그녀의 치마 속을 상상한다

 

꼬리 없는 여우는

골백번을 죽어도 사람이 되지 못한다

 

지는 척

시간의 몸을 받아 안는 암키와의 체위 없이

수키와만 엎드린 기와집처럼 비가 샐 것 같다

 

누수의 계절을 견디기엔

입꼬리만으론 역부족일 듯,

 

낙과가 없는 사과밭엔 해가 지지 않는다

 

어스름을 뚫고 사과 몇 알 훔쳐가는

초저녁털이가 있어야

사과는 철이 든다 허벅지에 단물이 든다

 

눈 동그랗게 뜨고 백야의 세상에서

그녀는 결국 꼬리를 잃어버렸다

꼬리 치지 않는 사과의 알몸에서 풋내가 난다

 

 

   —《시인동네》 2017년 3월호

 

 

경북 경산 출생.
1991년 《월간 문학》으로 등단.
2003년 현재 육군사관학교 국문과 교수
시집으로 《이 시대의 이별법》 《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
《절정을 복사하다》《미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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