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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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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13 11:4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93  

 

의 본분

 

   조경희

 

 

발은 걸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를 느꼈다

발바닥이 지면과 맞닿아

땅을 딛고 서 있을 때

발은 발다웠다

걸어야 한다는 의욕에 불타올랐다

깁스에 결박당해 있던 지난 며칠 동안

발은 발이라기보다 한낱 석고에 지나지 않았다

걷는 일이야말로 발의 본분이며 진보이고

또한 최소한의 도리이며 사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깁스를 풀고 오른쪽 발을 바닥에 내딛는 순간

묵직한 지면이 발바닥을 자극하며

발에 힘이 실렸다

중력을 받들어

꾸욱, 바닥에 바닥을 포갰을 때

지구를 들어 올리는 힘의 중심이 되었다 발은,

멈췄던 길을 다시 부른다

눈앞에 지도가 펼쳐지듯 걸어서 가야 할 길들이 어서 오라 그의 발을 끌어당긴다

왼발, 오른발, 왼

발은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아무리 가보고 싶어도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는 것도

발바닥에 지문처럼 새겨두었다

새들이 먼 하늘을 날 때 희열을 느끼듯

발은 먼 길을 여행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때 걸음이 가벼웠다

 

 

 

     —격월간《시사사》2017년 5-6월호

 


 

충북 음성 출생
2007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단
시마을 동인


童心初박찬일 17-11-19 16:06
 
발을 이해한
화자의 머리는 좀 가벼워 졌을까요?
발의 기능-'걷는다' 만 강조되다 보니 지문처럼 새겨진 가고 싶은 곳, (먹지는 못할테니) 익혀두고 싶은 것,경험으로 쌓아놓고 싶은 것들, 힘찬 뜀을 가쁘게 날려서 기관차처럼 입으로 김을 몰아 세우고 싶은 것.고생한 발에게 보답으로라도  해주고 싶은 것들. 이런 저런 이야기 참 많았을 것 같은데..발의 입장이 아닌 발을 달고 있는 주인이 화자라 조금 아쉽게 읽었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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