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11-16 10:0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07  

 

흐린 날의 귀가

 

  조  은

 

 

친구가 내 집에다

어둠을 벗어 두고 갔다

점등된 등불처럼

왔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어둠이 따라붙지 못한 몸이

가뿐히 언덕을 넘어갔다

 

사는 게 지옥이었다던

그녀의 어둠이 내 눈앞에서

뒤척인다 몸을 일으킨다

긴 팔을 활짝 편다

어둠이 두 팔로 나를 안는다

나는 몸에 닿는 어둠의

갈비뼈를 느낀다

어둠의 심장은 늑골 아래서

내 몸이 오그라들도록

힘차게 뛴다

 

나는 어둠과 자웅동체처럼 붙어

어딘가를 걷는 그녀의

발자국 소리를 듣는다

경쾌하던 그녀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표정이 바뀐다

나도 한 숨 한 숨 힘겹고

눈앞이 흐려진다

 

—시 전문지《포에트리》2017년 창간호 

 



1960년 안동 출생.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주지 않는다』『무덤을 맴도는 이유』
『따뜻한 흙』『생의 빛살』.


童心初박찬일 17-11-19 15:27
 
어둠->그늘진 삶의 기억을 말함이겠지요. 이것이 화자의 몸에 붙었다가 마침내는 화자가 되어버린 숨찬 삶의 기억.
미완으로 남겨둔 대답에서 진행형임을 짐작케하는...
즐감하였습니다.(_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8353
1257 호피무늬를 마시다 / 진혜진 관리자 06-19 114
1256 물푸레나무도 멍이 들었대요 / 신이림 관리자 06-19 86
1255 엄마가 들어 있다 / 이수익 관리자 06-18 176
1254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 관리자 06-18 159
1253 미안해 사랑해 / 신단향 관리자 06-16 273
1252 펜로즈 삼각형 위에 서다 / 강인한 관리자 06-16 181
1251 사바세계 / 이위발 관리자 06-12 467
1250 이모 / 고경숙 관리자 06-12 431
1249 집중 / 서규정 관리자 06-11 487
1248 앵두나무 소네트 / 신정민 관리자 06-11 432
1247 바닷가 사진관 / 서동인 관리자 06-05 919
1246 몸붓 / 안성덕 관리자 06-05 643
1245 심해어 / 진수미 관리자 05-31 961
1244 유리창의 처세술 / 장승규 관리자 05-31 833
1243 가로수 / 박찬세 관리자 05-24 1403
1242 안개, 그 사랑법 / 홍일표 관리자 05-24 1245
1241 꽃이 지는 일 / 배홍배 관리자 05-23 1301
1240 유선형의 꿈 / 곽문연 관리자 05-23 882
1239 봄비 / 정한용 관리자 05-18 1498
1238 탱고를 추다 / 이경교 관리자 05-17 1196
1237 보금자리주택지구 / 이선이 관리자 05-17 999
1236 병상 일기 2 / 이해인 관리자 05-16 1104
1235 위성 / 배영옥 관리자 05-16 1070
1234 어른의 맛 / 김윤이 관리자 05-15 1299
1233 소묘 5 / 이성렬 관리자 05-15 1049
1232 합주 / 정끝별 관리자 05-11 1398
1231 새댁 / 이인철 관리자 05-11 1295
1230 한 걸식자의 비망록 / 권순진 관리자 05-10 1251
1229 구두를 닦다 / 강태승 관리자 05-10 1271
1228 축, 생일 / 신해욱 관리자 05-09 1344
1227 광화문 천막 / 이영주 관리자 05-09 1206
1226 엄마 / 김완하 관리자 05-08 1583
1225 지구 동물원 / 정 영 관리자 05-08 1217
1224 일력 / 마경덕 관리자 05-04 1542
1223 적멸에 앉다 / 장인수 관리자 05-04 1420
1222 봄비 / 정호승 관리자 05-02 2167
1221 드라마 / 이동호 관리자 05-02 1483
1220 의혹 / 서연우 관리자 04-30 1541
1219 녹 / 하상만 관리자 04-30 1481
1218 돌을 웃기다 / 성영희 관리자 04-27 1739
1217 날아라, 십정동 / 김선근 관리자 04-27 1630
1216 봄날의 서재 / 전윤호 관리자 04-26 1683
1215 초록 서체 / 오영록 관리자 04-26 1589
1214 자두나무 정류장 / 박성우 (1) 관리자 04-23 1812
1213 봄비 / 안도현 (1) 관리자 04-23 2342
1212 겹겹, 겹겹의 / 유희경 관리자 04-19 1970
1211 두 음 사이 / 신영배 관리자 04-19 1842
1210 동백 꽃잠 / 장상관 관리자 04-18 1866
1209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 허영숙 관리자 04-18 1817
1208 벚꽃 십리 / 손순미 관리자 04-17 1979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