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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28 08:5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90  

 

보라에 대하여

 

서안나

 

주먹을 쥐면

어떤 다짐을 하게 된다

 

주먹을 펴면

붙잡을 수 없는 결의만 남는다

 

보라는 주먹을 펼친 색

본드를 부는 창백한 아이처럼

별이 빠져나간 젖은 얼굴에

불을 붙이는

 

슬픔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슬플 때 당신은 당신에게 가장 가깝다

 

보라는

영혼이 스쳐 지나간 색

보라라고 쓰면

흐를 유자 같은 울음소리 들린다

 

어떤 영혼은 보라에서 펼쳐진다​

보라는

깊은 저녁을 찢고 나오는

녹슨 눈

 

입술을 스스로 지우는

이교도의 피처럼

고요한 ​

보라와 보라 사이

 

 

 

1965년 제주 출생
1990년《문학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플롯 속의 그녀들』』『립스틱 발달사』
동시집 『엄마는 외계인』
평론집『현대시와 속도의 사유』등.


童心初박찬일 17-12-01 14:03
 
죽비소리 들리는 시.
감사히 읽었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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