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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04 10:1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22  

 

당신의 리듬

 

   홍일표

 

 

누가 나를 여기에 구겨 넣었나

얼음 속에 박힌 버드나무처럼

빼도 박도 못하는

팔의 형식

다리의 형식

어쩌다 여기서 나는

 

꽃병 속의 꽃처럼

요지부동의 리듬

리듬의 시녀

 

배도 안 고프고

두 다리 멀쩡한데

나는 밥을 먹어야 하고

다리 없는 사람처럼 착석해야 하고

벌써 몇백 년째

뼈가 기억하는 두꺼운 외투

점점 무거워지는 지루한 외투

 

살도 벗고

당신도 벗고

당신의 웃음도 벗고

사방으로 번지는 천연의 물결무늬처럼

오직 삭발한 머리통으로 부서지고 싶은

 

편육 속에 박힌 팔다리

단호하게 깨지지도 않고 흐물흐물 물컹거리다 사각으로 잘리는

 

누가 나를 여기에 차가운 빗돌로 세웠나

리듬도 박자도 없이 저무는 오후가 되었나

 

 


  —《시와 표현》2017년 2월호

 

 

 

1958년 출생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안개, 그 사랑법 』『순환선 』『혼자 가는 길 』『살바도르 달리風의 낮달』.
산문집 『 죽사발 웃음 밥사발 눈물』, 민담집 『 산을 잡아 오너라』
『닭을 빌려타고 가지 』『매혹의 지도』『밀서』,평설집 『홀림의 풍경들』등 다수

 


童心初박찬일 17-12-05 11:10
 
즐거이 감상하였습니다.고맙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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