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12-07 11:4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00  

 

긍휼

 

 성동혁

 

 

 

그러니까 대체로 시금치를 데치는 저녁

그해 겨울 아비들은 모두 슬펐지요

자녀들은 침통을 쏟으며 집을 나갔고

노을엔 잃어버린 바늘들이 꽂혀 있었습니다

높은 침엽수처럼

넓은 침엽수처럼

천사들에게도 수목원이 있다면 그곳에서 길 잃은 낙뢰들을 키우자 맘먹었을 것입니다

우체통에 기댄 소년이 붉게 터지건 말건 멀리서

신의 머리카락을 주우며

찬송가를 부르는 노인들

바람은 종종 아무 이유 없이도 겸허하게 붑니다

이유는 바람에게 없고 제게만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니까 대체로 시금치를 데치는 저녁

손잡이가 없는 잔을 쉽게 놓치던 저녁

사람이 없어 소리 지르지도 않았던 저녁

깨진 잔을 주우며 붉게 꽂히던 저녁

우산을 잊어 다시 집으로 들어가던 저녁

 



1985년 서울 출생.
2011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6』 등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156
1328 가지치기 / 김기택 관리자 08-21 117
1327 푸르다 / 양문규 관리자 08-21 92
1326 발해로 가는 저녁 / 정윤천 관리자 08-20 116
1325 천적 / 김학중 관리자 08-20 118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8-16 368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8-16 257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395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254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358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328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369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346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409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87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94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96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628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88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408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443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94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435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73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83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613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71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61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607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515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70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82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611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816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705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901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89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902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96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63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706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76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1048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73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80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902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91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913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96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89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8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