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12-27 10:06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33  

풍천장어

 

이지호

 

  풍천(風川)이라는 말에는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다는 슬픔이 담겨 있다

  바람을 온몸으로 이끌고 짠물에 드는 뱀장어

  등지느러미 하나로 버텨야 하는 몸이

  밤처럼 검고 미끄럽다

 

  뒤틀며 나아가는 것의 길은 구부러진 후미를 남긴다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은 밤과 친하고

 

  배가 부른 여자는 물 밖에서 살았다 밝혀지지 않은 산란처가 있듯

배 안의 새끼는 보이지 않게 태어나야 한다 민물의 밋밋함 보다 짠맛을

먼저 알려 주어야 하는 아이 하나를 데리고 사라진 후미에

  미끄러운 소문만 무성하다

 

  발이 없어 방향도 남아 있지 않은 봄

  제짝이 없는 계절들만 뒤처져 행락으로 소란하다

  둘이 하나를 만들지 못하고

  하나가 하나를 만드는 일이 봄날사()에 다분하다

  벚꽃이 손을 잡고 풍천에 든다

  여자가 남겨 놓고 간 체불 월급이 불룩하다

  바람이 물을 섞고 있는 곳

  한 계절이 힁허케 빠져나가고 있다

 

- 이지호 시집 ​『말끝에 매달린 심장(2017. 시인수첩)에서

 

 






1970년 충남 부여 출생
충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졸업
2011년《창작과비평》신인상으로 등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2306
1122 문지방을 넘다 / 임성용 관리자 01-18 132
1121 밤 산책 / 이정민 관리자 01-18 119
1120 헌 돈이 부푸는 이유 / 채향옥 관리자 01-17 187
1119 짐 / 유행두 관리자 01-17 161
1118 캄캄절벽이 환하다 / 채재순 (1) 관리자 01-16 259
1117 더 작은 입자보다 조그만 / 진수미 관리자 01-16 222
1116 문득, 이 따뜻한 / 류현승 관리자 01-15 326
1115 내 안의 내원궁 / 김판용 관리자 01-15 247
1114 작금바다를 지나며 / 이은봉 관리자 01-12 442
1113 자오선 / 한성례 관리자 01-12 358
1112 오리의 탁란 / 강희안 관리자 01-11 403
1111 포옹 / 이기성 관리자 01-11 419
1110 꽃나무 곁에서 시 쓰기 / 양현주 관리자 01-09 574
1109 개밥바라기 / 김종태 관리자 01-09 441
1108 마음의 문신 / 정공량 관리자 01-08 506
1107 화장터 고양이 / 이승리 관리자 01-08 492
1106 바람이 불면 돌아갈 수 있다 / 이일림 관리자 01-05 747
1105 생강나무 발목을 적시는 물소리 / 강상윤 관리자 01-05 569
1104 그릇 / 오세영 관리자 01-04 669
1103 화엄 새벽 / 박제천 관리자 01-04 577
1102 향기 / 윤의섭 관리자 01-03 704
1101 미장센 / 송 진 관리자 01-03 591
1100 새해 첫 기적 / 반칠환 관리자 12-29 1054
1099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관리자 12-29 977
1098 풍천장어 / 이지호 관리자 12-27 834
1097 척 / 윤준경 관리자 12-27 796
1096 바퀴의 근성 / 이기와 관리자 12-26 865
1095 전신마취 / 김희업 관리자 12-26 799
1094 그 저녁의 강물 / 서양원 관리자 12-18 1496
1093 12월 / 최대희 (1) 관리자 12-18 1315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1206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1086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143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970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006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973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1310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1105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1185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1231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1218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1223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1330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1191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1247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1282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1442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1356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1232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1282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