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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23 10:1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47  

마리 사막

- Macrovipera lebetina*

 

  안  민

 

 

치명적이었다

철판처럼 달구어진 바닥을

알몸으로 기며 왔다 독하게 외롭고 쓸쓸하고

모든 게 흑백이었다

쇳가루처럼 날리는 낮과 죽은 새 눈깔처럼 고적한 밤

목적지를 몰랐기에 길도 없었다

누가 내 혼을 여기다 갖다 버린 걸까

수분이 말라 울음이 나오지 않는다

 

굴레여, 천형의 육신에도 날개를 달고 싶었다

그러나 한 조각 비늘도 깃털이 되지 못했고

적도처럼 끓는다 어제는 60도 오늘은 75

신기루를 건너면 현기증 현기증을 건너면 신기루

태양이 지글거리며 다른 태양을 끌고 오듯

사구의 그림자가 끝없이 사구를 끌고 온다

바닥이 알 수 없는 곳으로 스르륵 떠나가고

바닥이 알 수 없는 곳에서 스르륵 흘러온다

모래 알갱이 틈으로 오래전 사체 향기가 빠져나온다

사랑이 왔다 간 적이 있기나 했던가

 

내 눈은 뜨거운 노을을 벗겨 낸 서슬,

언제부턴가 칼이 자란다

입안에서도 앞니가 송곳처럼 예민해지고

자주 독이 맺힌다 한 방울 두 방울

치명적인 갈증,

그렇게 한 마리 사막이 되어 가는데

 

검독수리가 머리 위를 빙빙 맴돈다

곁에는 속을 파 먹힌 짐승이 널브러져 있고

 

나는 대가리를 꼿꼿하게 세운다

 

* 사막독사



- 사이펀2017년 봄호


 


안민 시인.JPG


 

본명 안병호, 경남 김해 출생

2010<불교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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