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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9 09:03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833  

분홍 분홍

 

   김혜영

 

 

색깔로 기억되는 남자

그를 부르면 분홍으로 물들어

환한 머리칼을 흔든다

 

그가 남자인지

동물인지 식물인지

 

해고는 전화 한 통화 없이

간단한 이메일로 날아온다

분홍빛인지

검은 빛인지

 

수화기를 들고

입술을 파르르 떠는 동백

 

날씨가 춥다는 인사는

쓸쓸한 입맞춤인지

다정한 입맞춤인지

 

농담처럼

이별이 널려 있는데

폭설이 내린다

먼 도시 뒷골목에서

힘 빠진 어깨를 들썩거릴지도

이불 안에서 나오지 않을지도

 

불안한 소년이

텅 빈 골방에 씨를 뿌린다

 

 

김혜영.jpg

1966년 경남고성 출생

1997현대시등단

시집으로 거울은 천 개의 귀를 연다』 『프로이트를 읽는 오전

산문집 아나키스트의 애인

문학평론집 메두사의 거울』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6회 부산대 대학원 학술상, 8회 애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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