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4-17 09:3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959  

백꽃이 떨어지는 이유

 

    심강우

 

 

동백꽃은 왜 떨어지는가

돌아볼 새 없이 옹골지게 동백꽃 떨어진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제 목을 쳐서 떨어진다

금상첨화의 꽃 따윈 허공에 진 빚으로 치부하는

저 개결한 습성이야말로 무명의 성질을 닮았다

 

목을 걸고 맹세한다는 말 해내겠다는 말

섭리를 뱉어내는 목, 몫으로 읽을 때의 목이다

 

동백꽃은 몫이 없는 목을 지녔다

아름다움을 추종하는 무리에 섭슬리지 않는 것

밟히면서 색깔이 번지는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읽는 것

그러니까 제 얼굴로 관을 짜는 것

 

그렇다면 다시, 동백꽃은 왜 떨어지는가

스스로를 꺾어 운구하는 저 행위를

나는 경첩을 떼어낸 바람의 문짝으로 읽는다

 

저것은 배신보다 빠른 배신

 

저것은 죽음보다 앞선 죽음

 

그리하여 마침내 동백꽃은 왜 떨어졌는가,

 

내가 오늘 두 손 가득 들고 선 핏빛 동백꽃이 답이다

초연히 달궈지고 있는 내 무상無常의 심장이 동백의 말이다

 

- 심강우 시집 (2017. 현대시학 시인선 41)

 

 

심강.jpg


2013년 수주문학상 수상으로 등단

2014월간문학신인작품상 시부문 당선

1996동아일보신춘문예 동화 당선

2012경상일보신춘문예 소설 당선

동시집 !시집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088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8-16 207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8-16 160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314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201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313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282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336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313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367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51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57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68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570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50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389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420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71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407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61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64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578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52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44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590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497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42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54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600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784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691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882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70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883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81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48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688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39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1022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59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66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887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79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907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84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83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58
1278 푸른 눈썹의 서(書) / 조경희 관리자 07-06 1103
1277 배낭이 커야 해 / 박형권 관리자 07-06 1045
1276 잘못된 음계 / 하재연 관리자 07-05 1113
1275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관리자 07-05 115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