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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5-16 15:1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619  

 위성

 

    배영옥

 

 

어느 날 과거와 미래의 다른 얼굴이 나를 찾아온다면

그녀들이 둥글게 손에 손을 맞잡고

위성처럼 내 주위를 에워싸고 있다면

나는 환호성을 울리며 기뻐할 수 있을까

비명 없이 끔찍할 수 있을까

그 중 몇몇을 내가 좋아할 수 있다면

그 중 몇몇은 나를 비판할 수 있을까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에서

나는 슬며시 젖은 왼발을 이불 밖으로 꺼내놓을까

꿈속처럼 저린 손을 꾹꾹 누르며 다시 잠이 들까

나는 이미 다른 이름이지만

그녀의 눈코귀입은 다르지만 체격미소머리칼은 다르지만

이마의 굵은 한줄 주름과 눈 밑의 다크 서클은 똑같아서

젊고 늙고 아름다운 그녀들

추하고 잔망스럽고 애달픈 그녀들

모두 나를 이루고 나는 항상

나에게서 두어 발자국 뒤쳐져 걷고 있고

나는 항상 나의 바깥에서 내 얼굴의 그림자를 찾고 있고

 

 

-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2016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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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대구 출생
199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 『뭇별이 총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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