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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26 14:4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983  

동안 열풍

 

      이동우

 

 

질투가 조화造花를 만들었다는 이 도시의 풍문

 

장미꽃은 허브티 한 잔 다 마시기도 전에 시들었다

시간이라는 벌레가 결 사이사이 주름으로 숨어들고

소행성 B612, 어린 왕자가 돌보던 장미도 시든다

 

꽃을 냉장고에 넣는다

냉기와 서리로 화장한 꽃은 신선 유지 기능이 만족스러운지

더는 질투하지 않는다, 안에선 시간도 언다

언 꽃에게 한창때 사진은 보여 줘도

거울은 안 된다

박제된 젊음, 그 탱탱함을 회상하는복고復古사진전이 열렸고

주말 내내 붐볐다

 

딸아이 스케치북에서 시들지 않는 꽃을 발견했다

아내는 빨간 크레용으로 그려진 장미에서

샤넬 No.5 향도 맡고

꽃을 쫓는 나비의 숨소리도 듣는다

 

땅의 보폭에 맞춘 그리니치 표준시를 거부하고

시곗바늘을 꺾는 사람들 하지만

수분과 기름기가 빠져나가는

훈제의 과정은 막지 못한다

요즘 들어 얼굴보단 빈 풍경을 찍는 아내

걸을 때마다 재깍재깍 초침 소리가 난다

 

도시를 뒤덮은 풍문이 자욱해진 밤

냉장고에서 꽃을 꺼내 말해 준다

꽃잎이 다 져도 넌 장미야

  

- 2017시산맥작품상 수상작


이동우.jpg

 


2017시산맥으로 등단

23회 전태일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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