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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1 10:3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80  

적막

 

     나병춘

 

 

쇠박새 한 마리 쪼로롱

청동물고기에 앉았다

적막 한 채가 우르르 무너지며

 

소리가 소리를 치고

색깔이 색깔을 밀어내고

향기가 향기를 밀고 당기며

가만 있던

오백 년 은행나무

황금빛 이파리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리는 거였다

 

땡감나무도 어쩌는 수없이

붉고 노란 단풍을 사정없이

허공으로 날리며

붉은 노을 속에 타오르고 있었다

 

마지막 한숨까지 다 쏟아내고

암자는 순한 짐승처럼

아무 회한도 없이

밀려오는 어둠 속에 묻혀

하나의 봉분처럼

하루를 봉인하고 있었다

 

- 광장201712월호

 

 

 

nabyoungchoon-150.jpg

1994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새가 되는 연습』 『하루』 『어린왕자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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