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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7-12 11:29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00  

넙치

 

   박성현

 

 

넙치가 좌판에 펼쳐져 있다 한 발은 바닥을 딛고 또 한 발은

계단을 오르는 자세다 태어나면서부터 굳어가는 두 팔을 겨우

흐느적거리고 있지만, 마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어깨에 걸쳐

맨 공구박스 속에서 붉은 칸나가 녹았다 두 귓속을 파고드는

소리의 찌꺼기들, 넙치는 열쇠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주머니에

넣었다 계단이 접힌 곳에 슬그머니 죽은 앵무새를 놓았다 골목

에는 버려진 신발이 가득했다 벗겨진 가면처럼 웃으며 밤의 가장

깊은 곳으로 스며들었다

 

- 박성현 시집 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문예중앙, 2018)에서

 

 

 

1970년 서울 출생

2009년 중앙일보 등단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문학박사)

시집유쾌한 회전목마의 서랍』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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