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8-07-13 15:0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10  

 

    이원규

 

 

두 눈이 나빠져도 별은 보인다

빗점골에 쏟아지는 별빛들이 아까워

늦가을 다람쥐가 도토리 줍듯이

한 자루 가득 채웠다

 

이역천리 서울 가는 길

깡마른 몸 지게에 별빛 한 짐을 지고 갔더니

와 이리 캄캄하노?

철지난 노래라며 슬슬 눈길을 피했다

인사동 뒷골목에도 내다버릴 곳이 없었다

그래, 서울이 좀 더 밝아졌을 뿐이야

노안의 두 눈을 질끈 감고

풀이 푹 죽은 별빛 한 자루를 둘러맸다

 

지하철 3호선 심야고속버스 갈아타고

까무룩 섬진강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다람쥐꼬리를 감추며 말했다

에휴, 쌀자루에 쌀은 안 담아오고

전기밥솥 코드를 뽑아버렸다

 

조금 굶는다고 아무데나 거미줄 치랴

자정 넘어 섬진강 백사장에 나가

풀죽은 별자루를 열자마자

호르르 반딧불이들이 날아올랐다

쥐나도록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데

어찔비칠 현기증이 일었다

생각보다 아주 가까이 별들이 빛났다

 

-《시와 경계2018년 여름호

 



1962년 경북 문경 출생.

계명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4월간문학1989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빨치산 편지 지푸라기로 다가와 어느덧 섬이 된 그대에게

돌아보면 그가 있다옛 애인의 집강물도 목이 마르다

산문집 벙어리 달빛

16회 신동엽창작상, 2회 평화인권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40067
1324 딱새의 작은 고추 / 김상미 관리자 00:16 57
1323 자정의 심리학자 / 최서진 관리자 00:12 44
1322 뿌리의 생각 / 최금진 관리자 08-14 248
1321 악몽은 밤에 더 번성하죠 / 장석주 관리자 08-14 166
1320 코너 / 정영효 관리자 08-10 296
1319 늪의 입구 / 연왕모 관리자 08-10 261
1318 소라껍질 모텔 / 김효은 관리자 08-08 318
1317 5호선 / 나기철 관리자 08-08 289
1316 닫힌 문 / 백우선 관리자 08-07 339
1315 문어탕 / 김상미 관리자 08-07 238
1314 가정의 행복 / 김 안 관리자 08-06 333
1313 오이에 대한 오해 / 이용헌 관리자 08-06 248
1312 아름다움에 대하여 / 윤제림 관리자 08-03 538
1311 젖다 / 마경덕 관리자 08-03 427
1310 푸른 용수철 / 박현수 관리자 08-02 378
1309 의자들 / 이명윤 관리자 08-02 406
1308 밤 속의 길 / 김해자 관리자 08-01 459
1307 핑크 / 임혜신 관리자 08-01 392
1306 불가능한 호 / 박장호 관리자 07-31 349
1305 햇살 통조림 / 이향지 관리자 07-31 352
1304 사랑의 출처 / 이병률 관리자 07-30 559
1303 낚시터 여자 / 이영광 관리자 07-30 435
1302 측은하고, 반갑고 / 한영옥 관리자 07-27 632
1301 뒤늦게 열어본 서랍 / 최예슬 관리자 07-27 575
1300 총잡이 / 이동호 관리자 07-26 488
1299 가을에 핀 배꽃 / 이만구 관리자 07-26 625
1298 순간의 꽃 / 김용두 관리자 07-24 844
1297 적산가옥 / 신미나 관리자 07-24 592
1296 별을 지나서 / 김영미 관리자 07-23 771
1295 비 개인 날의 오후 / 박미숙 관리자 07-23 679
1294 기상예보 / 김백겸 관리자 07-19 874
1293 모란 / 윤진화 관리자 07-19 858
1292 액자 속 액자 / 한정원 관리자 07-17 870
1291 나는 대기가 불안정한 구름 / 장승진 관리자 07-17 775
1290 드레스 코드 / 박종인 관리자 07-16 742
1289 거미박물관 / 박설희 관리자 07-16 682
1288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류미야 관리자 07-13 1121
1287 별빛 한 짐 / 이원규 관리자 07-13 1011
1286 넙치 / 박성현 관리자 07-12 851
1285 먼지벌레 / 신혜정 관리자 07-12 860
1284 맹점의 각도 / 한성례 관리자 07-11 877
1283 적막 한 채 / 나병춘 관리자 07-11 873
1282 신도. 시도. 모도. / 이 권 관리자 07-10 901
1281 바람의 사어 / 이철우 관리자 07-10 976
1280 안옹근씨를 찾습니다 / 정 호 관리자 07-09 877
1279 풀잎 사랑 / 윤여옥 관리자 07-09 1144
1278 푸른 눈썹의 서(書) / 조경희 관리자 07-06 1096
1277 배낭이 커야 해 / 박형권 관리자 07-06 1036
1276 잘못된 음계 / 하재연 관리자 07-05 1100
1275 세상의 중심에 서서 / 이근화 관리자 07-05 113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