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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01 09:20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92  

핑크

   임혜신




친구의 시집 표지를 보며 생각했지.
슬픔을 싸기에 참 좋은 보자기는 핑크색이라고
아직 읽어보지 못한 속내, 하지만
겉모습에 얼비치는 달빛과 모래와
햇살과 비

내가 잠들 때 거는 주문의 빛깔도 그랬지.
창밖에 거친 폭풍이 불 때,
네가 나를 사랑할 수 없다고 할 때
혹은 사랑하지만 우린 너무 멀리 있다고 하던 밤에도
나는 핑크빛 꿈을 꾸었지.

짐승도, 비바람의 열망도
별들이 빛나는 사막의 하늘도,
영혼을 물어뜯던 전갈도
핑크빛 속에서 잠이 들었지.

낡은 자전거 바퀴에 내리쬐는 온기 같은
그래, 오래전에 떠나간 애인을 묻기에
가장 좋은 보자기는
핑크색이지

아침이 오면 다시 피어날 꽃들처럼
혹은 아주 아주 평화로운
영원이라는
무덤처럼 

—《포지션》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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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 출생

충북대학교 국어과 졸업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공대 졸업

1995워싱톤 문학, 1997<미주 한국일보>로 등단

시집 환각의 숲

공저 영시집 Korean-American Poetry Ant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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