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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10 15:2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82  

의 입구

 

      연왕모

 

 

 

그림자들이 늪지를 다녀갔다

무언가를 버리고 사라져버렸다

 

그들이 버린 것이

내 곁에 있다

 

가슴이 이상해요

구멍 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질 않아요

아무리 깊게 숨을 쉬어도 채워지질 않아요

내 가슴을 좀 채워주세요

흙이라도 한 삽 퍼 넣어주세요

 

그림자들이 돌아간 거리에선

마른 가로수들이 뽑혀나갔다

가로수로 오인된 사람들도 뽑혀버렸다

그들은 트럭에 실려 나무처럼 빳빳하게 굳어져갔다

 

스스로 멎어 있음은 혼돈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나무들이 흔들렸다

 

— 연왕모 시집『비탈의 사과』에서

 

 

 



1969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1994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시집 『개들의 예감』 『비탈의 사과』
1998년 '현대시동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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