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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23 10:05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21  

2인용 소파

 

    채수옥

 

 

여긴 너무 파랗고 조용해

 

팔을 길게 뻗으면

무엇을 안을 수 있나

 

웅크린 고양이처럼

귓속에 겨드랑이와 뺨을 밀어 넣으며

 

함부로 열어볼 수 없는 등기우편처럼

전송이 금지된 파일처럼

이 창을 닫지 마시오

 

소파를 열지 마시오

 

주르륵 손가락이 쏟아집니다

전전긍긍의 사거리가 솟아오릅니다

 

닿은 무릎이 간지러워지면

조금만 어깨를 기울여보세요

 

쇼핑백처럼 나를 열고

할퀸 흔적이 있는 사과를 꺼내겠습니다

 

얼굴을 바꿔 달고

스핑크스의 도입부를 합독하기로 해요

 

도무지 읽히지 않은 물질

파랗고 조용한 네 눈빛

 

서투르게

익숙하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다 스치듯

 

소파를 열고

소파를 닫고

 

 

- 《시산맥 2018. 가을호에서

 


사진(채수옥).jpg


2002실천문학등단

시집 비대칭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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