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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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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5-12 09:28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80  

덕여관

나혜경

 

딱 하룻밤, 아름다운 외박을 꿈꾸거든

수덕사 앞 수덕여관에 들어 보라

절이 여관인 듯 여관이 절인 듯

여관도 절도 다 내 집인 듯도 하여

집도 그립지는 않겠네

숲으로 난 창이 있는 8호실에 누우면

세속인 듯 승속인 듯

내가 숲을 찾아 온 게 아니라

숲이 나를 찾아와 나도 본래

숲이었음을 깨닫게 해 줄 것만도 같네

열어놓은 창으로 솔바람이 불어와

내 몸에 숨은 잎들이 일어서기도 하겠고

월담하듯 별들이 창을 넘는 밤이 오면

나도 마음을 넘어

그 많은 별들과 만리장성을 쌓겠네

오늘 밤만은 새 사랑으로

견우별도 직녀별을 그리워하지는 않겠네

오늘 하룻밤만은 과분하게

직녀별의 사랑을 빼앗는 음탕한 여자가 되어

부끄러워도 좋겠네

 

 

- 나혜경 시집 담쟁이덩굴의 독법(고요아침, 2010)

 

 

nahyekyoung-150.jpg

 

1992문예한국으로 등단

시집으로 무궁화, 너는 좋겠다』 『담쟁이덩굴의 독법』 『미스김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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