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5-19 09:3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771  

룩의 자세

 

정다인

 

 

유리창 모서리에서 시작된 얼룩이 어느새 가슴 바닥으로

건너와 우산을 받쳐 쓰게 되는 오후

 

입으로도 눈으로도 말하지 못하고 모서리부터 어두워지는

속내가 무거워진다

그 안에서 흐려지는 세상 모든 얼굴빛을 모아 비는 내린다

 

눈동자들의 흔들림

투명이 투명을 흐림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우산 하나로 혼자가 되는

비가 새는 고독을 뒤집어쓰고

앉은 자리에서 지워져가는 투명으로의 귀환,

 

창밖에선 젖지 않는 것들이 수신호도 없이

낮게 더 낮게 날고

지상으로부터 한 뼘 위에서 투명을 거스른다

날개 위에 걸쳐진 텅 빈 공간을 물고 날아가면

빗줄기가 비스듬해진다

 

아무 곳으로도 흘러가지 못하는 얼룩의 자세로

그것들을 바라본다

 

떨어져 내리는 길고 긴 느낌표들이

꽂혀 투명은 나선형으로 멀어진다

팔다리를 펼치고 가슴을 열고

세상 모든 얼룩의 영혼인 것처럼 투명이 가고 있다

 

- 다층2017년 봄호

 


 

정다인.jpg

 

 2015시사사등단

시집 여자k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0723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1:22 46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1:21 37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156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101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41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30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369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257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376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364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392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380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452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359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413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416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578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518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463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474
1072 혼잣말, 그 다음 / 함성호 (1) 관리자 11-28 719
1071 보라에 대하여 / 서안나 (1) 관리자 11-28 591
1070 집 / 이선영 (1) 관리자 11-27 652
1069 천돌이라는 곳 / 정끝별 관리자 11-27 577
1068 울타리 / 조말선 관리자 11-24 861
1067 물고기 풍경 / 윤의섭 (1) 관리자 11-24 699
1066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1) 관리자 11-23 749
1065 반구대 암각화 / 한국현 (1) 관리자 11-23 617
1064 낙과 / 이덕규 (1) 관리자 11-22 815
1063 시간에 기대어 / 고재종 (1) 관리자 11-22 809
1062 저공비행 / 최형심 관리자 11-21 725
1061 포크송 / 강성은 (1) 관리자 11-21 672
1060 고래가 되는 꿈 / 신동옥 (1) 관리자 11-20 780
1059 야수의 세계 / 서윤후 (1) 관리자 11-20 702
1058 만월 / 송종규 (1) 관리자 11-16 1054
1057 흐린 날의 귀가 / 조 은 (1) 관리자 11-16 969
1056 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 / 조용미 (1) 관리자 11-15 978
1055 耳鳴 / 나희덕 (1) 관리자 11-15 962
1054 검은 징소리 / 장옥관 (1) 관리자 11-14 931
1053 모레이가 물고기를 셉니다 / 김지녀 (1) 관리자 11-14 864
1052 발의 본분 / 조경희 (1) 관리자 11-13 965
1051 실내악 / 정재학 (1) 관리자 11-13 870
1050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 이근화 관리자 11-10 1332
1049 바람 조율사 / 김유석 관리자 11-10 1085
1048 폭풍 속의 고아들 / 리 산 관리자 11-09 1072
1047 구름의 산수 / 강인한 관리자 11-09 1116
1046 문장리 / 이상인 관리자 11-08 1039
1045 곤계란 / 최금진 관리자 11-08 1003
1044 비파나무 / 이경교 관리자 11-07 1118
1043 살구나무 당나귀 / 송진권 관리자 11-07 1085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