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5-30 08:32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579  

알레르기

 

서연우

 

 

그녀가 그린 적 없는 불안한 파랑 하늘이

벚꽃가지를 잡아끌던 날, 나비는

알을 깨고 알을 먹는 애벌레를 만났다.

구성도 형태도 뒤집히지 않은 껍데기들의 포장

허약한 포장의 한쪽이 희망 없는 재채기를 한다.

 

숲보다 넓은 세계를 확보하려는 꽃 먼지가

명령 없이 싸우는 길 가운데에서, 그녀는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애인과 춤을 춘다. 슬픈 사차원 병자

아무도 모르게 구름을 보고 첫 보물을 숨긴

나비는, 아직 거기 남아서 붉은 소리 찾고 있다.

 

밝고 가벼운 노란색 나비의 공간 아래

그녀는 선크림보다 부드러운 애인을 바른다.

이제 나비는 보이는 봄을 보며 숨겨진 봄을 찾는다.

늘 같은 생채기를 내며 흥정에서 이긴 나무가 옷을 갈아입는다.

실컷 자고 일어난 숲이 다시 젊어졌다.

 

뭉크의 절규 같은 어제가 무한 반복되는

그녀가 사는 세상의 무채색을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바꿀 수는 없다.

나뭇잎의 흔적에서 숲이 되는 색을 파헤치며

나비의 소용돌이를 증언할 명암의 차이가 창을 깬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세게 흔들면 안기는 공기의 부드러움

세상의 모든 색을 담은 백과사전 같은 오늘은

온몸으로 키스를 부르는 꽃눈, 꽃눈이 내리는 날

그녀의 눈에서 가장 마지막 페이지로

나비는 스스로, 뺑소니치는 빛이 된다.

 

 

서연우시인.jpg

2012시사사로 등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30767
1092 돌사람 / 이 안 관리자 12-15 194
1091 이상한 족속들 / 이시경 관리자 12-15 160
1090 물방울 속으로 / 손진은 관리자 12-14 222
1089 가묘에 몸 대신 울음을 눕히고 / 주영헌 관리자 12-14 140
1088 서술의 방식 / 심강우 관리자 12-13 177
1087 연어의 귀소 / 권도중 관리자 12-13 157
1086 가난한 연인 / 박정원 관리자 12-11 392
1085 사막에서 잠들다 / 안차애 관리자 12-11 268
1084 복서2 / 박후기 관리자 12-07 385
1083 긍휼 / 성동혁 관리자 12-07 377
1082 직벽 / 김언희 관리자 12-06 404
1081 이마 / 신미나 관리자 12-06 392
1080 벤치 / 문성해 관리자 12-05 461
1079 몸의 집 / 최서진 관리자 12-05 367
1078 웨이터 / 권혁웅 (1) 관리자 12-04 423
1077 당신의 리듬 / 홍일표 (1) 관리자 12-04 425
1076 입술 / 김경후 (1) 관리자 12-01 591
1075 알뜰 함박눈 총판 / 박형권 (1) 관리자 12-01 526
1074 그림 3, 4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 정익진 (1) 관리자 11-30 472
1073 분홍에 가시가 자란다 / 정재분 (1) 관리자 11-30 485
1072 혼잣말, 그 다음 / 함성호 (1) 관리자 11-28 727
1071 보라에 대하여 / 서안나 (1) 관리자 11-28 600
1070 집 / 이선영 (1) 관리자 11-27 663
1069 천돌이라는 곳 / 정끝별 관리자 11-27 582
1068 울타리 / 조말선 관리자 11-24 872
1067 물고기 풍경 / 윤의섭 (1) 관리자 11-24 708
1066 커피 볶는 시간 / 유정이 (1) 관리자 11-23 763
1065 반구대 암각화 / 한국현 (1) 관리자 11-23 623
1064 낙과 / 이덕규 (1) 관리자 11-22 823
1063 시간에 기대어 / 고재종 (1) 관리자 11-22 820
1062 저공비행 / 최형심 관리자 11-21 730
1061 포크송 / 강성은 (1) 관리자 11-21 688
1060 고래가 되는 꿈 / 신동옥 (1) 관리자 11-20 792
1059 야수의 세계 / 서윤후 (1) 관리자 11-20 709
1058 만월 / 송종규 (1) 관리자 11-16 1067
1057 흐린 날의 귀가 / 조 은 (1) 관리자 11-16 975
1056 푸르고 창백하고 연약한 / 조용미 (1) 관리자 11-15 988
1055 耳鳴 / 나희덕 (1) 관리자 11-15 972
1054 검은 징소리 / 장옥관 (1) 관리자 11-14 941
1053 모레이가 물고기를 셉니다 / 김지녀 (1) 관리자 11-14 874
1052 발의 본분 / 조경희 (1) 관리자 11-13 967
1051 실내악 / 정재학 (1) 관리자 11-13 882
1050 별이 우리의 가슴을 흐른다면 / 이근화 관리자 11-10 1343
1049 바람 조율사 / 김유석 관리자 11-10 1094
1048 폭풍 속의 고아들 / 리 산 관리자 11-09 1077
1047 구름의 산수 / 강인한 관리자 11-09 1129
1046 문장리 / 이상인 관리자 11-08 1053
1045 곤계란 / 최금진 관리자 11-08 1013
1044 비파나무 / 이경교 관리자 11-07 1132
1043 살구나무 당나귀 / 송진권 관리자 11-07 109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