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오늘의 시

 (관리자 전용)

 
☞ 여기에 등록된 시는 작가의 동의를 받아서 올리고 있습니다(또는 시마을내에 발표된 시)
☞ 모든 저작권은 해당 작가에게 있으며,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작성일 : 17-05-31 08:5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373  

조각보

 

신준수

 

 

  버려진 하천부지 고만고만한 뙈기밭 살붙이처럼 붙어있는데요 상추 파 쑥갓 고추 토마토 가지 시금치 얼갈이 오밀조밀 어깨 겨누고 있는 그게, 한 땀 한 땀 이어붙인 조각보입니다

 

  꾸불텅꾸불텅 민달팽이

  육필 선연한

  푸진 밥상입니다

 

  세상에 밥을 탐하는 것들

 

  시장기 급한 여름이 확, 밥상보 걷어내듯 물길이 휩쓸고 간 지난해 덜 익은 것들 날것으로 쓸려간 밥상머리 몇 남은 건건이 일으켜 쿵쿵 지지대 박던 노인을 오늘 다시 봅니다

 

  조심조심 밥물 맞추듯 푸성귀 매만지는 남루한 저 손길도 언제 쓸려갈지 모르는 밥상처럼 위태위태합니다

 

  허겁지겁 허기 속으로 잦아든 초록의 밥상이나 초록에서 여물고 있는 씨앗들 묵정밭 같은 저 손에 다시 씨앗 떨굴지도 의문입니다

 

  비어있는 밭이라야 다시 씨앗 묻을 수 있듯 가보지 않은 저쪽 어디 빈 밭을 점찍어 두었을지도 모르지요

 

  맨 처음 고개 숙이고 나오던 물음표 같은 떡잎처럼

  저 노인 구부정한 것이 새싹을 닮았습니다

  곧 어느 곳으로든 옮겨질 모종처럼 말입니다

 


s1.jpg

1961년 강원도 영월 출생

2010<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매운방

생태에세이 토끼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

산문집 믿음의 창으로 세상보기』 『잠긴 문 앞에 서게 될 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오늘의 시 등록 관련 안내 관리자 07-19 27421
1020 이마 / 허은실 관리자 10-16 168
1019 달랑, 달랑달랑 / 최찬용 관리자 10-16 149
1018 죽음의 춤 / 윤정구 관리자 10-11 359
1017 담쟁이 / 배영옥 관리자 10-11 334
1016 서른을 훌쩍 넘어 아이스크림 / 서효인 관리자 10-10 240
1015 이상한 나라의 게이트 / 문순영 관리자 10-10 193
1014 토종닭 연구소 / 장경린 관리자 09-28 781
1013 소주 한 병이 공짜 / 임희구 관리자 09-28 730
1012 낯선 선물 / 이선욱 관리자 09-25 911
1011 물속의 계단 / 이기홍 관리자 09-25 743
1010 그 많던 귀신은 다 어디로 갔을까 / 곽효환 관리자 09-22 831
1009 금요일 / 유희경 관리자 09-22 859
1008 돼지가 웃었다 / 구재기 관리자 09-21 800
1007 소소한 운세 / 이선이 관리자 09-21 809
1006 너무 멀어 / 김완수 관리자 09-20 886
1005 진실게임 / 박상수 관리자 09-20 718
1004 진열장의 내력 / 임경섭 관리자 09-15 1001
1003 통조림은 유통기한이 문제다 / 이영수 관리자 09-15 894
1002 미움의 힘 / 정낙추 관리자 09-14 1039
1001 황혼 / 정남식 관리자 09-14 1069
1000 숟가락 / 김 륭 관리자 09-13 1051
999 달은 열기구로 떠서 / 김효은 관리자 09-13 898
998 하얀 나무 / 김신영 관리자 09-12 1033
997 외상값 갚는 날 / 김회권 관리자 09-12 1015
996 당신의 11월 / 김병호 관리자 09-08 1283
995 지금 우리가 바꾼다 / 유수연 관리자 09-08 1157
994 이별 / 이채영 관리자 09-07 1262
993 새처럼 앉다 / 임정옥 관리자 09-07 1217
992 천원역 / 이애경 관리자 09-06 1127
991 나를 기다리며 / 이윤설 관리자 09-06 1188
990 길 위에서 / 김해화 관리자 09-05 1319
989 스물 네 살의 바다 / 김정란 관리자 09-05 1113
988 온양온천역 왼편 호박다방 / 남궁선 (1) 관리자 09-04 1150
987 에스컬레이터의 기법 / 김희업 관리자 09-04 1100
986 생가 / 김정환 (1) 관리자 08-31 1445
985 둘의 언어 / 김준현 (2) 관리자 08-31 1421
984 숲에서 보낸 편지 6 / 김기홍 (1) 관리자 08-30 1463
983 무반주 / 김 윤 (2) 관리자 08-30 1297
982 滴 / 김신용 관리자 08-29 1265
981 간절하게 / 김수열 관리자 08-29 1341
980 제조업입니다 / 송기영 (1) 관리자 08-28 1284
979 때가 되었다 / 박판식 관리자 08-28 1318
978 결빙의 아버지 / 이수익 관리자 08-25 1586
977 풋사과의 비밀 / 이만섭 관리자 08-25 1517
976 펄펄 / 노혜경 관리자 08-24 1493
975 필요한 사람 / 노준옥 관리자 08-24 1555
974 바람은 알까? / 안행덕 관리자 08-22 1876
973 배롱나무 / 조두섭 관리자 08-22 1625
972 껌 / 이승리 관리자 08-21 1667
971 감응 / 양현주 관리자 08-21 158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