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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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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2 08:5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89  

부서진 오이

 

김향미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노래를 불러도 희망은 검은 비닐봉투 속으로 쓸려 들어가는구나, 댕강 잘린 발가락 끝에서 또 잘려 나가는 때 낀 발톱들

  

    신의 이야기는 집어치워버려

   무수한 칼날을 받아도 끄떡없는 아둔한 가슴이

   조금씩 깎아져 사라지는 몸을

   모른 채 납작 엎드려 침묵하는 꼴이라니

  

   생닭집 나무도마는 수 천 년 침묵의 밑동 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온 묵직한 평화

  

   언젠가 토막 날 몸이지만 씻어도

   씻어도 두꺼운 때가 자꾸 내려앉아

   입버릇처럼 뇌까리는 기도는 이제 집어치워버려

   오래 달린 뒤꿈치, 갈라진 틈새에 쌓인 먼지로

   기하학 무늬가 찍히는 기돗발

  

   단호하게 드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해, 당장 수 개의 토막으로 나눠지는 제 몸통을 남기고 잘려나가는 닭 모가지처럼,

  

   게으른 기도는 이제 걷어 치워버려

 


kimhyangmi-140.jpg

2009유심을 통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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