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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05 08:14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96  

껍데기의

 

정유화

 

 

나는 알맹이를

사랑하는 껍데기가 좋다.

품속의 어린 눈빛들이

소란을 떨며 빛을 그리는

순간에도

 

소나기와 함께 서서

하루 종일 젖은 얼굴로 웃고

난세의 햇빛 몰려와

등허리까지 타고 놀 때

 

얘들아 다 왔다

가을의 종착역이어야 하며

손 툭툭 털고 일어서는 껍데기들

 

이제 내게로 와서

일생을 껍데기로 살자고 한다.

삐걱거리는 걱정의 창문을

기쁨의 창문으로 갈아 끼우며

 

가난한 영혼까지 감싸는

빛의 껍데기가 어떠냐고 묻는다.

 

 

-월간 시인동네』(2017.6월호)

 

 

 

정유화시인.jpg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1987동서문학등단

시집 떠도는 영혼의 집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미소를 가꾸다

2004년 중앙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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