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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6-12 10:57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42  

을 해부하다

 

김용두

 

 

장미가 제 사후의 일에 골몰하다

보험을 들었다

밀로의 비너스처럼 우아한 포즈를 취하면서

아랫도리를 벗었다

하나뿐인 순결을 담보로 내밀었다

바람이 은밀한 부위를 들추자

온몸에 가시를 세웠다

가녀린 생이 바람에 떨고 있다

허공은 포주처럼 뒷배경을 자처했다

곤충들이 몇 번씩 붉은 방을 드나들며

낮거리에 취해갔다

장미의 신음이 깊어지는 한낮이다

관음증으로 햇빛이 달아오르자

서늘한 밤이 냉각팬을 가동했다

비로소 한 생이 휴식에 들었다

무더위에 붉은 방들이 소리 없이 허물어진다

바람이 길바닥에 피를 뿌리자

매달린 보험증권들 얼굴을 내민다

 



 

김용두.jpg

 

2013시문학등단

공저시집 푸른 꽃들의 시간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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