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0-10 09:03
 글쓴이 : 金富會
조회 : 626  
건조주의보

신미애


낡은 연립주택이 빼곡한 동네
그곳을 지나온 바람이 홀쭉하다
공원 한쪽 연둣빛 혀를 내밀기 시작한 느티나무 아래
뒤뚱거리는 걸음들이
지팡이를 앞세우고 모여든다
지루한 공원이 귀를 세운다
앞니 사이로 새어나오는 기침소리가 
오가는 푸릇한 표정을 빨아들인다
손목의 살비듬을 비추는 햇살 몇 점에
뻣뻣한 관절을 지지고 시름을 말린다
손자의 재롱도 버거운 나이,
곁을 주지 않는 며느리와 메마른 공기를 피해 나온 마실이
묵묵히 벤치에 앉아 있다
바스러진 꿈의 사연이라든가 가물가물한 기억들이
촉 무뎌진 목소리에 실려 실타래처럼 풀린다
노구의 서글픔에 기우뚱거리는 감정이
붉어진 눈자위를 비비는 곳
안구건조증에 걸린 봄
오후 한나절이 기울어간다

프로필
신미애 : 서울 출생, 숙대 영문과, 2012 시와 표현 신인상

시 감상

긴 연휴가 끝났다. 정월부터 달려온 심신을 쉬기도 하고, 어쩌면 더 피곤한 연휴가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쉼은 쉼이다. 또 하나의 질주를 위한 출발선이기도 할 것이다. 겨울이 올 것이다. 겨울이면 가장 먼저 건조하다. 피부가 건조하다. 하지만 몸 이외에 건조한 곳이 있다. 별일 없다는 것이 별 일인 이웃이 있다. 하루가 건조한 우리네 이웃에게 눈길을 주고, 그 건조함을 말갛게 씻어낼 것을 생각해 보자. 한 해가 기울수록 팍팍한 이웃에게 따듯한 손 내밀 줄 아는 세상을 살자. 저마다 마음의 보습제를 하나둘 장만할 시간이다.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4968
1245 그림자 속으로 / 김두안 湖巖 06:11 17
1244 시어(詩語)와 심어(心語)[풍문/ 김선순 외 2] 金富會 02-23 26
1243 시법(詩法) / 아치볼드 매클리시 안희선 02-22 46
1242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김종삼 안희선 02-21 103
1241 낙수 / 조정인 湖巖 02-21 80
1240 물 / 이정록 안희선 02-19 117
1239 지구의 속도 / 김지녀 湖巖 02-19 68
1238 난, 삼천원짜리 국밥집을 하고 싶다 / 채정화 안희선 02-18 110
1237 시와 연애의 무용론/ 윤준경 金富會 02-18 77
1236 비밀의 문 / 이용헌 湖巖 02-14 116
1235 동태탕을 먹으며/김순철 金富會 02-12 135
1234 감상적 독자 / 이화은 湖巖 02-12 88
1233 새가 되는 법 / 최호일 湖巖 02-09 160
1232 바람 속에서/정한모 강북수유리 02-08 166
1231 함박눈 / 이원숙 李진환 02-06 204
1230 울부짖는 서정 / 송찬호 湖巖 02-06 163
1229 쉰/ 이영광 金富會 02-05 160
1228 늑대보호구역 / 하린 湖巖 02-04 128
1227 일회용 기저귀 / 김진수 李진환 02-02 129
1226 목마른 입술로 / 최예술 湖巖 02-02 190
1225 나는 누구의 구멍일까/김완수 金富會 01-30 174
1224 눈 / 이재훈 湖巖 01-30 204
1223 김진수 시집 (설핏) 해설 金富會 01-29 170
1222 호수공원 / 신용묵 湖巖 01-28 174
1221 누군가 창문을 조용히 두드리다 간 밤 / 김경주 湖巖 01-25 260
1220 내 안의 우물 / 황정숙 湖巖 01-23 262
1219 반 지하/ 이진환 金富會 01-22 209
1218 까치밥 / 이종원 李진환 01-20 220
1217 교행(交行) / 류인서 湖巖 01-20 196
1216 무심(無心)에서 유심(有心)으로[오전 아홉시에서 열시 사이/ 금란 외 2] 金富會 01-18 194
1215 달과 돌 / 이성미 (2) 湖巖 01-18 219
1214 독바위 / 전동균 湖巖 01-16 215
1213 나비 그림에 쓰다/ 허영숙 金富會 01-15 248
1212 슬픈 환생 / 이운진 湖巖 01-14 247
1211 그대 / 이형기 안희선 01-12 355
1210 아시아의 국경/김해자 童心初박찬일 01-11 167
1209 사람에게 묻는다-휴틴 童心初박찬일 01-11 202
1208 만삭 / 김종제 안희선 01-11 217
1207 첫 사랑 / 류 근 湖巖 01-11 307
1206 지상에 없는 잠 / 최문자 湖巖 01-09 267
1205 자동세차 / 김옥성 湖巖 01-06 235
1204 입술 / 강인한 湖巖 01-02 355
1203 모래 위에 두 발자국-네카타(necata) 童心初박찬일 01-01 232
1202 일기예보-이형기 童心初박찬일 12-31 356
1201 죽지 않는 도시-이형기 - 童心初박찬일 12-31 235
1200 너의 날 / 권터 아이히 안희선 12-30 285
1199 자화상 /박형진 강북수유리 12-29 293
1198 주남저수지의 어느 날 / 허만하 湖巖 12-29 274
1197 주제 論 [소금/ 장윤희 외] 金富會 12-28 246
1196 무소유/ 박정원 金富會 12-26 35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