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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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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0-16 09:59
 글쓴이 : 金富會
조회 : 604  
사과 

이초우

해지는 시간 그가 왜 동쪽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그의 정수리 위에 샛노랗게 익어가는 달 같은 
사과 하나 떠 있어요
그가 살아온 사과 어디 티 하나 없는,
50 나이 눈앞에 둔 그런 사과였지요
그의 시선 가 있는 동쪽 산 능선에도
붉은 노을빛 사과 볼 대신 노랗게 물들어가는 생각들 
투명 물속처럼 어슴프레 잠겨 있습니다
어제 그저께였지요 이제 서너 달 뒤면 
지천명이 돼 버릴 산기슭을 내려올 때였지요
여기저기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에
그도 그만 울컥 시큰거리고 말았지요
한 그루의 나무에 수백도 달리는 사과들
언제 한번 검은 반점에 시달린 적 없고
낙과를 우려해본 일 없는 그, 그러나 그의 갈 길
낙조에 물든 저 먼 발치의 동쪽 산허리처럼 흐릿하게 
긴 꼬리 얄랑이며 구물거리고 있습니다 
푸른 색조 야금야금 밀어내고
비록 그의 얼굴 당도 높은 자줏빛으로 물들어가겠지만
그 사과 결국 혼자 떠 있고, 지금 그도 
나에게 등 돌리고 정장 차림으로 
한참 동안 저렇게 골똘히, 혼자 서 있지 않는가요

프로필
이초우 : 경남 합천, 부경대, 현대시 등단, 시집 [1818년 9월의 헤겔 선생]

시 감상

사과 알이 붉다. 홍옥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과일 상점 불빛을 받으면 새색시 볼처럼 붉다. 그렇게 아름답기까지 많은 시간을 인내했다. 울컥하거나 시큰하거나, 노을에 걸린 사과 알을 지긋하게 보면 나와 사과의 시간이 같은 세월을 보낸 것을 알게 된다. 아니, 사과 한 알의 시간이 나와 같을 것을 알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솔직한 자연의 섭리라는 것을, 시인이 바라본 가을, 노을, 사과, 허공, 그리고 지금 여기 서 있는 나. 세월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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