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0-17 20:21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701  
관련 이미지

 

석굴암(石窟庵) / 이원섭

여기는 몇 時쯤인가? 굴문을 들어서니 마가다 나라 ! 모진 더위 식혀서 니련선하(尼連禪河) 흐르고, 강변의 언덕 보리수(菩提樹) 있어 님은 삼매(三昧)에 들어 아니 깨셨거늘, 무릎 앞엔 항하사(恒河沙)의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삼세(三世)가 노끈에 꿰어진 채로 엽전(葉錢) 꾸러미 모양 놓여 있나니, 대체 여기는 몇 時쯤인가?

李元燮 시인 (1924 ~ 2007)

△강원도 철원 출생 △혜화전문학교 졸업 △《예술조선》에 詩「기산도」, 「죽림도」를 발표하며 문단활동 시작(1948) △시집『향미사(響尾蛇)』,『담배파이프』,『이 밤의 밀어』 △수필집『자서록』

--------------------------------

<감상 & 생각> 석굴암에 갔던 게 대학 1학년 때인데, 그때는 현실(玄室) 안까지도 들어갈 수 있어서 본존불(本尊佛)에 감히 속진(俗塵)에 물든 손을 대보기도 하였다 (지금은 입구가 전면 유리로 차단 . 폐쇄되어 출입이 통제) 석굴암은 1913年 일제(日帝)에 의해 그 원형이 심하게 손상 . 왜곡되었다 - 아무튼, 왜(倭)는 뭐 하나 우리 나라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 고요한 정적 속에 머문 신라의 千年 향기는 본존불의 자태에 그대로 머물고 있단 느낌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위의 詩는 불교적 직관(直觀)의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데, 時 . 空을 초월한 세계에서 바라보는 (부처)님 앞에 놓여진 항하사(恒河沙)의 시방세계(十方世界)와 삼세(三世)는 단순한 환시(幻視)가 아닌 이른바 눈 앞에 실제로 드러난, 깊은 묘법(妙法)의 현전(現前)을 말함이리라 이건 선(禪)의 세계에서 증득한 일종의 깨달음 같은 거겠지만, 시인 역시 우리와 같은 통각(統覺)과 의식을 갖춘 존재이기에 시 . 공을 초월한 그 세계를 <여기는 몇 時쯤인가?>로 표현한 듯 즉 환언(換言)하자면 선이나 직관의 세계를 인간의 부족한 언어로 완벽하게 옮길 수는 없지만 다만 그를 예술적으로 다듬어 한 편의 詩로 옮기고 있음에, 시인이 구사(驅使)하는 시적 형상력이 빛을 발하는 시 한 편이라고 할까 범속(凡俗)하지 않은 그 어떤 한 정신이 색계(色界)의 무지몽매함으로 헤매이는 우리 뭍 중생들에게 던지는, 정갈한 화두(話頭) 같기도 하고...

 

- 희선,

Buddha Mantra - Imee Ooi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538
1274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10:23 1
1273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9:56 3
1272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2:44 14
1271 나무들 / 조이스 킬머 안희선. 00:32 24
1270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강북수유리 06-19 54
1269 여름 저물녘엔 청계천에 가자 / 배월선 안희선. 06-19 48
1268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6-19 45
1267 청동물고기 / 허영숙 안희선. 06-18 49
1266 면벽의 유령 / 안희연 湖巖 06-18 40
1265 나무 달력 / 조윤하 & 나무에 깃들여 / 정현종 안희선. 06-18 54
1264 이팝나무 꽃 피었다 / 김진경 강북수유리 06-16 74
1263 아내, / 홍형표 안희선. 06-16 85
1262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 박복영 湖巖 06-16 45
1261 송(頌) / 김구용 안희선. 06-16 48
1260 감기 & 부부 / 진난희 안희선. 06-16 61
1259 새 떼 / 나희덕 안희선. 06-15 68
1258 어머니의 그륵 / 정일근 강북수유리 06-14 94
1257 새벽 / 박계희 안희선. 06-14 102
1256 물 / 이정록 안희선. 06-12 121
1255 꽃멀미/김충규 강북수유리 06-12 127
1254 바다의 악보 / 강인한 湖巖 06-12 79
1253 신부 / 서정주 안희선. 06-11 111
1252 직지사는 없다 / 이희은 긴강물 06-11 99
1251 어떤 시위/ 공광규 金離律 06-10 98
1250 해산 / 이재무 湖巖 06-10 102
1249 새 / 천상병 강북수유리 06-09 109
1248 낯선 시선 / 삐에르 르베르디 안희선. 06-09 96
1247 사람이 풍경이다 / 허영숙 안희선. 06-09 128
1246 가을 밤 / 조용미 湖巖 06-08 105
1245 상사몽 / 황진이 안희선. 06-07 104
1244 구상나무에게 듣다 / 최정신 안희선. 06-07 115
1243 배를 매며, 배를 밀며 / 장석남 강북수유리 06-06 82
1242 손의 의지 / 김선재 湖巖 06-06 102
1241 하류 / 김구식 안희선. 06-05 119
1240 개다래나무/박은주 긴강물 06-04 126
1239 외상값 /신천희 강북수유리 06-04 156
1238 출구/ 이규리 金離律 06-04 124
1237 누가 우는가 / 나희덕 湖巖 06-04 159
1236 어머니의 정원 / 김설하 안희선. 06-03 128
1235 多情에 바치네 / 김경미 안희선. 06-02 136
1234 닭의 하안거 / 고진하 湖巖 06-01 110
1233 수염 / 이상 안희선. 05-31 131
1232 Envoi / Kathleen Raine 안희선. 05-31 97
1231 에피소드(EPISODE) / 조향 안희선. 05-30 106
1230 나의 이솝 / 테라야마 슈우시(寺山修司) 안희선. 05-30 103
1229 아들의 여자/정운희 강북수유리 05-30 132
1228 여름을 건너간 슬픔 / 최해돈 湖巖 05-29 180
1227 밑줄/ 신지혜 金離律 05-27 152
1226 붉은 책 / 이경교 湖巖 05-27 121
1225 모자 이야기/남진우 강북수유리 05-25 144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