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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0-21 05:03
 글쓴이 : 湖巖
조회 : 508  

갈라파고스 템포 / 김옥전

 

모가지를 빼면 풀숲을 기어가는

낙엽의 그림자가 보인다

해류의 바람으로 장벽을 이룬

태생이 슬픈 자들의 땅

눈물을 빼앗아야 완성된다는

핏방울 전설이 터질 때 꽃의 징조는 예견된다

당신을 뒤쫓지 못한 보폭은 제자리를 맴돌고

구름이 밟고 간 발등에 푸른 멍이 쌓인다

 

무뎌진 날들마저 화석이 될 때쯤

새 한 마리 앉았다 간 자리에서

젖몽오리 잡히고

비위 같은 뱃속은 3월을 입덧한다

꽃의 생부가 기억나지 않아도

화산 근처까지 자리를 넓히는 씨앗들

짓무른 눈자위를 쿡쿡 찍어 누르며

천 년 만에 한 걸음 옮겨 놓는다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진화를 시작한 등짝에선 꽃이 피고

내 속에선 당신이 움트고 있었다

 

* 갈라파스고 :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섬의 코끼리거북

 

* 김옥전 : 1969년 경기 고양 출생, 2004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 감상

   화자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쪽 어느 섬에서 갈라파스고라는 대형 거북을 보고

   아메리카의 먼 옛날의 슬프고도 아픈 역사를 생각하면서 또한 거북이의 속성에서  

   특수 서정을 일으켜 텍스트를 이어나간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 후, 유렵의 탐험가들은 앞다퉈 미개한 원주민을

   잡아다 인간이하의 대접을 하면서 노예화 했는데, 그런 원주민의 애환과 수명이

   길고 걸음이 느린 대형 거북이의 형상에서 느껴지는 심상을 화자는 아름다운 필체로

   엮어가고 있다

 

   - 태생이 슬픈 자들의 땅

   - 눈물을 빼앗아야 완성된다는

   - 핏방울 전설이 터질 때 꽃의 징조는 예견된다

   - 당신을 뒤쫓지 못한 보폭은 제자리를 맴돌고

   - 구름이 밟고 간 발등에 푸른 멍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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