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0-21 05:03
 글쓴이 : 湖巖
조회 : 221  

갈라파고스 템포 / 김옥전

 

모가지를 빼면 풀숲을 기어가는

낙엽의 그림자가 보인다

해류의 바람으로 장벽을 이룬

태생이 슬픈 자들의 땅

눈물을 빼앗아야 완성된다는

핏방울 전설이 터질 때 꽃의 징조는 예견된다

당신을 뒤쫓지 못한 보폭은 제자리를 맴돌고

구름이 밟고 간 발등에 푸른 멍이 쌓인다

 

무뎌진 날들마저 화석이 될 때쯤

새 한 마리 앉았다 간 자리에서

젖몽오리 잡히고

비위 같은 뱃속은 3월을 입덧한다

꽃의 생부가 기억나지 않아도

화산 근처까지 자리를 넓히는 씨앗들

짓무른 눈자위를 쿡쿡 찍어 누르며

천 년 만에 한 걸음 옮겨 놓는다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진화를 시작한 등짝에선 꽃이 피고

내 속에선 당신이 움트고 있었다

 

* 갈라파스고 :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섬의 코끼리거북

 

* 김옥전 : 1969년 경기 고양 출생, 2004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 감상

   화자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쪽 어느 섬에서 갈라파스고라는 대형 거북을 보고

   아메리카의 먼 옛날의 슬프고도 아픈 역사를 생각하면서 또한 거북이의 속성에서  

   특수 서정을 일으켜 텍스트를 이어나간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 후, 유렵의 탐험가들은 앞다퉈 미개한 원주민을

   잡아다 인간이하의 대접을 하면서 노예화 했는데, 그런 원주민의 애환과 수명이

   길고 걸음이 느린 대형 거북이의 형상에서 느껴지는 심상을 화자는 아름다운 필체로

   엮어가고 있다

 

   - 태생이 슬픈 자들의 땅

   - 눈물을 빼앗아야 완성된다는

   - 핏방울 전설이 터질 때 꽃의 징조는 예견된다

   - 당신을 뒤쫓지 못한 보폭은 제자리를 맴돌고

   - 구름이 밟고 간 발등에 푸른 멍이 쌓인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2537
1169 의자 / 조병화 湖巖 02:30 3
1168 팽이 (1) 童心初박찬일 01:06 4
1167 불면, / 이경림 (2) 湖巖 11-23 96
1166 목련을 읽는 순서 / 이경교 (2) 湖巖 11-21 111
1165 다시 너에게, 너를 위하여 / 박진숙 (2) 안희선 11-20 116
1164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반칠환 (2) 강북수유리 11-20 120
1163 계속되는 마지막 / 김 언 金富會 11-20 93
1162 목련 여인숙 /박완호 (2) 문정완 11-19 117
1161 푸른 동거 / 이영애 湖巖 11-18 112
1160 끔찍하고 놀라운 것 / 유안진 안희선 11-17 119
1159 들소를 추억하다 / 조동범 湖巖 11-16 118
1158 홀로 가득한 그리움 / 金善淑 안희선 11-15 156
1157 [다른 각도의 풍경들] 비스듬히/ 권상진외 2 金富會 11-15 94
1156 수화기 속의 여자/이명윤 강북수유리 11-15 99
1155 물가에 목란배를 매어두고 / 허영숙 안희선 11-14 159
1154 찔레 / 이근배 湖巖 11-14 121
1153 한 사람/ 윤준경 金富會 11-13 147
1152 나는 삼류가 좋다/김인자 강북수유리 11-13 128
1151 겨울기도 / 마종기 안희선 11-11 194
1150 꽃의 기억 / 복효근 湖巖 11-11 148
1149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안희선 11-10 148
1148 거미의 날개 / 최형심 湖巖 11-09 147
1147 노숙 /김사인 강북수유리 11-08 156
1146 충남 당진 여자 /장정일 강북수유리 11-07 154
1145 농담/ 김중일 金富會 11-06 167
1144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湖巖 11-06 193
1143 어떤 관료/김남주 강북수유리 11-04 136
1142 그믐과 초승 / 이철건 湖巖 11-04 156
1141 견딤의 방식 / 유현서 안희선 11-04 176
1140 때로는 江도 아프다 / 김구식 안희선 11-03 222
1139 하늘의 물고기 / 강인한 湖巖 11-02 176
1138 남해 금산/이성복 강북수유리 10-30 204
1137 받은 편지함 - 강화의 가을 / 허영숙 안희선 10-30 240
1136 새벽 4시와 5시 사이 / 윤성택 金富會 10-30 210
1135 가문비 돛대 / 유인채 湖巖 10-30 147
1134 희망/정희성 강북수유리 10-28 226
1133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안희선 10-27 309
1132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湖巖 10-27 237
1131 신성 / 배한봉 湖巖 10-25 216
1130 가을하늘 / 김선숙 안희선 10-24 320
1129 거울 / 조용미 湖巖 10-23 298
1128 보고 싶다 / 김선숙 안희선 10-22 304
1127 갈라파고스 템포 / 김옥전 湖巖 10-21 222
1126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안희선 10-19 294
1125 습윤(濕潤)의 계절, 가을[사랑한다는 것은/손은교 외 2] 金富會 10-18 296
1124 無題 / 박재삼 湖巖 10-18 244
1123 石窟庵 / 이원섭 안희선 10-17 243
1122 지난 겨울의 강설(降雪) / 배정웅 안희선 10-16 269
1121 사과/ 이초우 金富會 10-16 294
1120 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 백무산 湖巖 10-16 35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