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1-13 08:34
 글쓴이 : 강북수유리
조회 : 128  

 

나는 삼류가 좋다

 

김인자


 

이제 나는 삼류라는 걸 들켜도 좋을 나이가 되었다.

아니 나는 자진해 손들고 나온 삼류다.

젊은 날

일류를 고집해 온 건 오직 삼류가 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더러는 삼류 하면 인생의 변두리만을 떠올리지만 당치 않는 말씀.

일류를 거쳐 삼류에 이른 사람은 뭔가 다르다.

뽕짝이나 신파극이 심금을 울리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너무 편해 오래 입어도 끝내 버리지 못하는 낡은 옷 같은 삼류.

누가 삼류를 실패라 하는가.

인생을 경전(經典)에서 배우려 하지 말라.

어느 교과서도 믿지 말라.

실전은 교과서와 무관한 것.

삼류는 교과서가 가르쳐 준 문제와 해답만으로는 어림없는 것

 

 

―≪인터넷에서 가져온 시 


 

 

  이재무 시인이 삼류 시를 들고 나왔을 때 때 아닌 삼류 비하 논쟁 바람이 불었다. 정겸 시인이 삼류가 본 삼류들 이재무 시인의삼류들을 읽고반박의 시를 발표했고 복기완 시인은 삼류를 폄하한 어느 시인에게라는 제목의 시를 썼다. 이 시가 계기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이화은 시인은 들러리 시인에게’, 안주철 시인은 삼류인생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시를 쭈욱 읽어보면 분명 삼류에 대한 조소와 비아냥이 들어 있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면은 삼류는 자신이 삼류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는 것이다. 이 깨달음이 없다면 영원한 삼류에 머물겠지만 깨달음이 있어 삼류를 벗어나 일류로 올라가려는 부단한 노력을 할 것이다.

 

  삼류의 수모와 억울함이 없다면 어찌 일류로 올라설 수 있을까. 운이 좋아 짧은 삼류를 거쳐 일류가 된 사람은 모래위에 쌓은 성처럼 비만 오면 바로 모래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삼류을 오래 거치고 일류가 된 사람은 누구보다 삼류의 처지를 이해하고 일류가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무 시인의 시는 삼류여! 분발하라는 삼류의 애환과 탁마수련을 하면 일류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무슨 일이든지 초보 단계를 지나 숙련된 기술자 장인이 되듯 삼류 없이 일류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초보 사냥꾼은 처음부터 호랑이 사자를 잡을 수 없다. 토끼와 여우, 노우 사냥을 거쳐 유명한 포수가 된다. 암벽 클라이머들도 처음부터 높은 암벽인 삼각산 인수봉을 도봉산 선인봉을 무모하게 정복하려고 나서지 않는다. 주변의 낮은 암벽에서 충분한 연습을 한 다음 도전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일류를 목매는데 김인자 시인은 되려 삼류가 좋다고 한다. 일류가 못 되는 삼류의 푸념과 넋두리가 아니라 삼류 속에 따뜻한 인간미와 달관된 인생의 풍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2537
1169 의자 / 조병화 湖巖 02:30 3
1168 팽이 (1) 童心初박찬일 01:06 4
1167 불면, / 이경림 (2) 湖巖 11-23 96
1166 목련을 읽는 순서 / 이경교 (2) 湖巖 11-21 111
1165 다시 너에게, 너를 위하여 / 박진숙 (2) 안희선 11-20 116
1164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반칠환 (2) 강북수유리 11-20 120
1163 계속되는 마지막 / 김 언 金富會 11-20 93
1162 목련 여인숙 /박완호 (2) 문정완 11-19 117
1161 푸른 동거 / 이영애 湖巖 11-18 112
1160 끔찍하고 놀라운 것 / 유안진 안희선 11-17 119
1159 들소를 추억하다 / 조동범 湖巖 11-16 118
1158 홀로 가득한 그리움 / 金善淑 안희선 11-15 156
1157 [다른 각도의 풍경들] 비스듬히/ 권상진외 2 金富會 11-15 94
1156 수화기 속의 여자/이명윤 강북수유리 11-15 99
1155 물가에 목란배를 매어두고 / 허영숙 안희선 11-14 159
1154 찔레 / 이근배 湖巖 11-14 121
1153 한 사람/ 윤준경 金富會 11-13 147
1152 나는 삼류가 좋다/김인자 강북수유리 11-13 129
1151 겨울기도 / 마종기 안희선 11-11 194
1150 꽃의 기억 / 복효근 湖巖 11-11 148
1149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안희선 11-10 148
1148 거미의 날개 / 최형심 湖巖 11-09 147
1147 노숙 /김사인 강북수유리 11-08 156
1146 충남 당진 여자 /장정일 강북수유리 11-07 154
1145 농담/ 김중일 金富會 11-06 167
1144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湖巖 11-06 193
1143 어떤 관료/김남주 강북수유리 11-04 136
1142 그믐과 초승 / 이철건 湖巖 11-04 156
1141 견딤의 방식 / 유현서 안희선 11-04 176
1140 때로는 江도 아프다 / 김구식 안희선 11-03 222
1139 하늘의 물고기 / 강인한 湖巖 11-02 176
1138 남해 금산/이성복 강북수유리 10-30 205
1137 받은 편지함 - 강화의 가을 / 허영숙 안희선 10-30 240
1136 새벽 4시와 5시 사이 / 윤성택 金富會 10-30 210
1135 가문비 돛대 / 유인채 湖巖 10-30 147
1134 희망/정희성 강북수유리 10-28 226
1133 가을이 자꾸만 깊어가네 / 김설하 안희선 10-27 309
1132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湖巖 10-27 237
1131 신성 / 배한봉 湖巖 10-25 216
1130 가을하늘 / 김선숙 안희선 10-24 321
1129 거울 / 조용미 湖巖 10-23 298
1128 보고 싶다 / 김선숙 안희선 10-22 304
1127 갈라파고스 템포 / 김옥전 湖巖 10-21 222
1126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안희선 10-19 294
1125 습윤(濕潤)의 계절, 가을[사랑한다는 것은/손은교 외 2] 金富會 10-18 296
1124 無題 / 박재삼 湖巖 10-18 244
1123 石窟庵 / 이원섭 안희선 10-17 243
1122 지난 겨울의 강설(降雪) / 배정웅 안희선 10-16 269
1121 사과/ 이초우 金富會 10-16 294
1120 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 백무산 湖巖 10-16 35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