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21 03:00
 글쓴이 : 湖巖
조회 : 543  

물속 깊이 꽃들은 피어나고 / 강은진

 

나는 너의 말로 말을 하고

너의 얼굴로 잠든다

 

내일, 이라고 적힌 글자들을 삼키며

물속 깊이 꽃들은 피어나고

 

울지 않는 밤이 다시 찾아온다면

너의 흙 묻은 신발을 오래오래 껴안고 있을 거야

어린 감나무를 심어 놓고

살랑거리는 잎사귀들의 연하디연한 살갗에 뺨을 대며

붉은 열매들이 나비처럼 꿈꾸는 상상을 할 거야

 

나는 너의 손으로 꿀벌의 투명한 날개를 쓰다듬고

너의 생채기로 선혈을 흘린다

 

모든 것이 멈춘 순간의 고요 속에서

아마 나는 네가 붙잡았을 최후의 기억

 

그때 웃고 있었다고 믿을 거야

분명히 그랬다고 믿을 거야

 

봄은 바짝 마른 입술처럼 바스락거렸지만

살아있다는 것들 중

참수되지 않은 것은 없었다

나는 가을에 태어났고

네가 없는 날 죽었다

 

* 강은진 : 1973년 서울 출생, 201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 감상

   나의 심상 속을 무엇인가 알듯 모를듯 모호한 것들이 휘젓고 다닌다

   무엇이 있긴 분명히 있는데 내 심상과 꼭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소복히 쌓인 눈처럼, 떨어진 감꽃, 실에 엮어 목에 걸던 순결처럼,

   내일에 대한 희망인가?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인가 아쉬움인가?

   끝내는 너는 또 다른 나라는 느낌이 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107
1217 소를 웃긴 꽃 / 윤희상 湖巖 04-24 56
1216 혀의 가족사/ 하종오 金離律 04-23 51
1215 달과 북극 / 이날 湖巖 04-20 87
1214 지난 겨울의 강설(降雪) / 배정웅 안희선 04-18 96
1213 축약, 리얼리즘/로댕과 반가사유상/권상진외 2 金離律 04-17 87
1212 무명시인 / 함명춘 湖巖 04-17 123
1211 선운사에서 / 최영미 湖巖 04-15 139
1210 그대 生의 솔숲에서 / 김용택 안희선 04-14 164
1209 봄, 본제입납 / 허영숙 안희선 04-13 135
1208 저녁에 이야기 하는 것들 / 고영민 湖巖 04-13 124
1207 머나먼 동행 / 홍수희 안희선 04-10 193
1206 소금창고 / 이문재 湖巖 04-10 151
1205 시, 기도, 약속[무한 질주/ 이진환 외 2] 金離律 04-09 133
1204 모든 그리운 것은 뒤쪽에 있다 / 양현근 서피랑 04-08 195
1203 돌지 않는 풍차 / 송찬호 湖巖 04-08 125
1202 사과나무에게 묻다 / 김규진 湖巖 04-06 175
1201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4-04 187
1200 삼겹살 / 김기택 湖巖 04-04 191
1199 사랑이 있는 풍경 / Saint-Exupery 안희선 04-03 190
1198 늑대와 여우 / 오정자 안희선 04-03 186
1197 아침의 한 잎사귀 / 송종규 金離律 04-02 185
1196 기억 꽃잎 / 최하연 湖巖 04-02 188
1195 격언 / Jacques Prevert 안희선 04-02 136
1194 목련이 필 때면 / 유영훈 안희선 03-31 269
1193 소금창고에서 날아가는 노고지리 / 이건청 湖巖 03-30 151
1192 자줏빛 연못 / 김선향 湖巖 03-28 202
1191 장마 / 배한봉 湖巖 03-26 213
1190 타자에서 내가 되는 순간─이성복 『그 여름의 끝』, 『호랑가시나무의 기… 이기혁 03-26 192
1189 서랍이 있는 풍경 / 정수경 湖巖 03-24 231
1188 그대 무사한가 / 안상학 안희선 03-21 321
1187 달의 뒷면을 보다 / 고두현 湖巖 03-21 240
1186 비에도 지지 않고 (雨にもまけず) / 宮沢賢… 안희선 03-19 261
1185 불 켜진 고양이 / 홍일표 湖巖 03-19 201
1184 새 / 고영 湖巖 03-17 284
1183 잇몸/안경모 童心初박찬일 03-15 241
1182 바람의 냄새 / 윤의섭 湖巖 03-15 337
1181 투명해지는 육체 / 김소연 안희선 03-14 286
1180 말의 힘 / 황인숙 안희선 03-13 326
1179 목련 / 고정숙 안희선 03-12 415
1178 크레인 / 송승환 湖巖 03-12 229
1177 상뚜스 / 노혜경 안희선 03-11 265
1176 가을이라고 하자 / 민구 湖巖 03-10 254
1175 새벽 / 박계희 안희선 03-09 313
1174 저녁의 변이 / 강서완 湖巖 03-08 279
1173 물을 읽는다 / 채정화 안희선 03-07 328
1172 아파트를 나오다가 / 박봉희 湖巖 03-06 319
1171 동전 속위 새 / 정지윤 湖巖 03-03 307
1170 잠 속의 잠 / 김다호 湖巖 02-28 363
1169 할증된 거리에서 / 허영숙 안희선 02-27 359
1168 저녁의 궤도 / 문성희 湖巖 02-26 363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