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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25 11:12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214  

후천(後天) / 김종제 비 내리고 꽃 활짝 핀 다음 날 햇볕 내리쬐고 열매 탱탱하게 익은 다음 날 바람 불고 나뭇잎 우수수 진 다음날 눈 퍼붓고 얼음 꽝꽝 언 다음날 당신을 만나고 밤새 끙끙 앓고 난 다음 날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새벽처럼 오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이다 열매처럼 매달렸다 떨어지는 것이다 잎처럼 푸르렀다 단풍 들면서 바닥에 뒹구는 것이다 허리까지 쑥 파묻혔다가 발목을 확 잡아당기는 것이다 눈도 멀고 귀도 먹었는데 일으켜 세워주는 손길이 있어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문도 열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 미륵도 없이 그렇게 몸을 바꾸어 우리 앞에 매일 나타나는 것이다

1993 ≪자유문학≫ 등단 詩集으로 <흐린 날에는 비명을 지른다>, <바람의 고백>, <내 안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이여>, <따뜻한 속도 2011>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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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후천後天이란 개념은 원래 정역正易을 주장했던, 김일부金一夫로 부터 정립된 것이라고 하지요. 선천의 상극지리相克之理가 후천에 이르러 상생지리相生之理로 화化한다는... 생각하기엔 꽤나 엄청나고 커다란 개념이지만, 시인의 손 끝에선 꼼짝없이 간명簡明하게 설파說破되네요. 그렇지요. 흔히, 말하는 개벽開闢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눈 깜박하는 것과 같은 것임을... 눈을 뜨면, 열린 세상이요 눈을 감으면 닫히는 거죠. 사실, 후천이란 것도 먼 곳에서 다가오는 신천지新天地가 아니라는 메세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들의 일거수一擧手 일투족一投足, 그리고 사물과 현상의 숨가쁜 변화 속에 이미 그것(후천)은 우리 앞에 매일 현신現身하는 것을. 결국, 한 생각이 있어 세상도 사람도 존재하는 것임을. 그 생각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삶에도 발전적 변화가 올 듯합니다. 또한, 불가佛家에서 입이 닳도록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維心造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도 해 보면서...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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