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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7-12-26 02:58
 글쓴이 : 湖巖
조회 : 182  

능소화를 피운 담쟁이 / 강인한

 

뜨겁게 데워진 돌벽 위에 손을 내밀었다

담쟁이의 망설임이 허공에서 파문을 만들었다

파란 물살에 문득 누군가의 마음이 걸렸다

 

능소화였다

먼저 키를 늘이는 담쟁이를 보고

봄부터 여름까지의 거리를 능소화는 헤아려보았다

담쟁이가 가녀린 허리를 가만히 내주었다

 

능소화는 담쟁이 허리를 껴안고 기어올랐다

한 덩어리 파아란 불길이 되어 그들은 타올랐다

사나운 바람이 담쟁이를 흔들자

능소화도 담쟁이도 함께 흔들렸다

담쟁이는 제 가슴에 붉고 커다란 꽃송이들이 자랑스러웠다

 

지열이 아지랑이로 피어오르는 여름날

목을 꺾고 꽃이 떨어졌다

안아주고 몸을 빌려준 마음을 알았으므로

능소화는 한 두 송이 꽃이 져도,

꽃이 져도 좋았다

 

# 감상

   무감각한 자연현상에 감정이입을 시키니 한 폭의 아름답고 담백한

   서정이 살아서 움직인다

   담쟁이는 돌벽위를 본능적 생존 번식 속성으로 그냥 기어오르고 공

   교롭게도 능소화도 본능적 생존 번식 속성으로 담쟁이 덮인 돌벽을

   기어오르는 것인데, 같은 덩굴식물로서 빈  공간에 대한  삶의 투쟁

   즉, 식물들에게는 고통스러운 생존의 장이지만 화자는 공동 번식 하 

   는 상부상조의 장으로 만든 것이다

   담쟁이는 자기의 질긴 허리를 능소화에게 내어주고 능소화는 담쟁이

   가슴에 붉은 꽃을 달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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