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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09 01:49
 글쓴이 : 湖巖
조회 : 434  

지상에 없는 잠 / 최문자

 

어젯밤 꽃나무 가지에서 한 숨 잤네

외로울 필요가 있었네

우주의 가득찬 비를 맞으며

꽃잎 옆에서 자고 깨보니

흰 손수건이 젖어 있었네

지상에서 없어진 한 꽃이 되어 있었네

한 장의 나뭇잎을 서로 찌르며

지상의 잎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네

저물녘 마른 껍질 같아서 들을 수 없는 말

나무 위로 올라오지 못한 꽃들은

짐승 냄새를 풍겼네

내가 보았던 모든 것과 닿지 않는 침대

세상에 닿지않는 꽃가지가 좋았네

하늘을 데려다가 허공의 아랫도리를 덮었네

어젯밤 꽃나무에서 꽃가지를 베고 잤네

세상과 닿지 않을 필요가 있었네

지상에 없는 꽃잎으로 잤네

 

# 감상

   "지상에 없는 꽃잎으로 잤네" 즉 지상에 없는 잠을 지상에서 잤다는데

   꼭 장자의 제물론 胡蝶夢을 읽는 듯 혼몽하다 제물론에 의하면 어느날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서 훨훨 날아가고 있었는데 어느 나무밑에 사

   람이 자고 있어 가서 보니 자기가 자고 있더라는것

   깜짝 놀라 깨어서 " 꿈속의 나비가 나인가? 꿈을꾸고 있는 내가 나인가?

   이렇게 비롯된 호접몽은 자신과 사물의 구분을 잊는 物我一體를 빗대는

   말로서 덧없는 인생을 가르키는데 쓰여왔다

   본 시의 경우는 꿈을 꾼 것이 아니라 잠을 잤는데 지상에 없는 곳에서 잣

   다는것 자기가 잔 곳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 결국, 호접몽과 같은 혼몽한 상태,

   궁극적으로 서정시의 본질인 자아와 세계와의 동일화(투사 또는 동화)를

   추구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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