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23 04:03
 글쓴이 : 湖巖
조회 : 675  

내 안의 우물 / 황정숙

 

발끝을 적시고 심장을 품은 물 속에

가만히 두레박줄을 내린

 

어떻게 닻줄처럼 팽팽한 길이

저 깊은 우물 속으로

이어져 있었을까

한 두레박 퍼올릴 때마다 푸르게

지나간 것들이 뒤뚱거리며 출렁거린다

 

퍼낼수록 더 맑아지는 샘,

깊은 허공을 만들며 드러난 길

물길이 머물던 돌 틈에 뿌리내린

이끼가 어둠을 빨아들이고 있다

 

낚싯대를 끌어올릴 때 물비늘 떨어지듯

박힌 돌들을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진다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

 

화음에 맞춰 수면에 퍼져가던 물그림자

그 시간으로 이어진 긴 두레박줄을 흔든다

 

멱까지 차오른 내 안의 우물물,

날 여기까지 끌어올렸을 어둑살 무늬 지도

퉁퉁 불어터진 눈으로 만져본다

찰랑 허공으로 떨어질 두레박줄 팽팽하다

 

# 감상

   우물하면 두레박이 두레박하면 민족설화 선녀와 나뭇꾼이 생각나지요

   나뭇꾼은 사냥꾼에게 쫓기는 사슴을 숨겨주고, 사슴은 은혜의 보답으로

   밤마다 선녀들이 목욕하는 곳을 알려주며 선녀의 옷을 감추되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 돌려주지 말라고 했으나, 나뭇꾼은 아이 둘 낳고 옷을 돌려

   주는 바람에 선녀는 양 손에 아이를 품고 하늘로 올라갔으며 그 이후 선녀

   들은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목욕했고, 사슴에게 그 소문을 들은 나뭇꾼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지요

  

   우물은 보일듯 말듯 깊은 허공, 그래서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의 인간 속마음과

   비유되기도 하며 신성한 곳으로서 예부터 마을에서는 정초에 고사를 드렸지요

   화자는 "별로 품은 하늘에 동심원이 퍼지고 두레박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실로폰

   소리를 낸다"고 종소리처럼 해맑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잿빛 하늘 속

   마지막 잎새 낙엽되어 떨어진다

 

   아래로 아래로 또 아래로

   우물 속 보다 깊은 곳 그 아래로

   태초부터 어둠이었던 곳

   이 곳까지 떨어져

   사위어 가는 모닥불을 살려서

   새 등불 되어

 

   파란 가을하늘 빨간 홍시 감 같은 그대 얼굴

   바라볼 수 있도록 이 어둠 거두어다오

                                  졸작 <희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7319
1407 새벽의 싱크홀 / 김종태 鵲巢 00:36 3
1406 추문醜聞 / 김은상 鵲巢 09-22 25
1405 공백이 뚜렸하다 / 문인수 湖巖 09-20 89
1404 아가씨들 / 김윤이 鵲巢 09-18 75
1403 웨하스 / 여성민 鵲巢 09-18 77
1402 추석/ 유용주 (1) 金離律 09-17 139
1401 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 / 신용묵 湖巖 09-17 71
1400 알리바이 / 김유석 鵲巢 09-17 70
1399 불멸의 새가 울다 / 진란 강북수유리 09-15 58
1398 가을하늘 - 김선숙 ahspoet1 09-14 181
1397 화장 (花葬) / 복효근 湖巖 09-14 99
1396 질병 / 김연필 鵲巢 09-13 90
1395 수선화를 묻다 / 이경림 鵲巢 09-13 89
1394 滴 / 김신용 鵲巢 09-12 71
1393 非子 / 김선미 鵲巢 09-11 99
1392 푸른수염 / 김경린 湖巖 09-11 86
1391 페루 / 김상미 鵲巢 09-10 78
1390 빈 잔/ 김완하 金離律 09-10 112
1389 주유소 / 윤성택 강북수유리 09-10 81
1388 안개 속의 풍경 / 김이강 鵲巢 09-09 95
1387 대작 - 李白 安熙善 09-09 91
1386 화살나무 / 박남준 湖巖 09-09 68
1385 스캔들 / 김분홍 鵲巢 09-08 87
1384 밧줄 / 정호승 湖巖 09-07 153
1383 안개남자 / 김미정 鵲巢 09-06 91
1382 검은 동화 / 김 루 鵲巢 09-06 95
1381 내 눈을 감기세요 / 김이듬 강북수유리 09-05 118
1380 透明해지는 육체 - 김소연 安熙善 09-04 151
1379 풍선 / 김길나 鵲巢 09-04 93
1378 아틀란티스(바닷게의 노래)/ 황인숙 湖巖 09-04 87
1377 씨감자 / 길상호 鵲巢 09-03 89
1376 175센치의 전복 /송기영 金離律 09-03 78
1375 사라진 양 / 금시아 鵲巢 09-02 83
1374 수각(水刻) / 오영록 鵲巢 09-01 98
1373 가을 편지 - 고은 안젤루스 09-01 245
1372 애인 / 유수연 湖巖 09-01 135
1371 명랑 / 고영민 鵲巢 08-31 93
1370 기념일이 간다 / 권민경 鵲巢 08-31 106
1369 안압지雁鴨池 / 이강하 鵲巢 08-30 123
1368 지옥은 없다 / 백무산 강북수유리 08-30 104
1367 철길 / 김순아 鵲巢 08-29 136
1366 주술사(呪術師) / 황봉학 湖巖 08-29 86
1365 모자 찾아 떠나는 호모루덴스 / 이 령 鵲巢 08-28 91
1364 검은 비닐봉지에 악수를 청하다 / 권상진 鵲巢 08-28 97
1363 인연/ 복효근 金離律 08-27 233
1362 저울 / 이영춘 湖巖 08-26 138
1361 벽암(碧巖)과 놀다 / 이명 湖巖 08-24 107
1360 [아포리즘이 더 필요한 시대] 접는 다는 것/ 권상진외 2 (2) 金離律 08-22 142
1359 잠 / 이영주 湖巖 08-22 152
1358 기억의 내부 / 천융희 鵲巢 08-21 157
 1  2  3  4  5  6  7  8  9  10    

 

select count(*) as cnt from g4_login where lo_ip = '54.161.71.87'

145 : Table './feelpoem/g4_login' is marked as crashed and should be repaired

error file : /board/bbs/board.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