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1-30 01:44
 글쓴이 : 湖巖
조회 : 507  

눈 / 이재훈

 

눈을 밟는다

눈이 시린 풍경을

꾹꾹 밟는다

그러나 눈은

완전히 밟혀지지 않고

자꾸만 발등으로

심지어 무릎까지

올라온다

제 존재를

떠올리려한다

덮어야 할,

밟혀야 할 운명을

내 걸음에 의탁한 채

조용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눈이 떠올라

내 발목을 쥐고

너도 나처럼

떠올라라

떠올라라

머리 위까지

눈이 내린다

 

# 감상

    김수영 시인의 "풀"이 생각나게 하는 시

   화자는 걸을 때마다 발등으로 무릎으로 튀어 오르는 눈송이를

   보고 제 존재를 나타내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낱 그것이 눈송이에 지나지 않지만 자꾸 치받아  올라온다고

   그것이 조용한 혁명이라며,

   눈송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로 떠오르려는 새

   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졸작 한 편 소개합니다, 눈(雪)의 아름다움을 오랜동안 퇴고 했습니다

 

   눈 꽃 / 호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 떼가

   꽃무리 지어 내려앉는 밤 호숫가

   별빛 타고 흐르는 선율 속에

   천사인 듯 요정인 듯 춤추는 백조 떼와

   나도 한 마리 나비가 되어 어울려 본다

   파닥이며 일렁이는 율동으로 빙- 빙-

   호숫가를 돌고 있는 백조여,

   열아홉 살 옛 누이를 꼭 닮았구나

   어렴풋 돌아서는 뒷모습은

   긴 세월 저미어 오던 아픔이었고

   오롯이 떠오르는 해맑은 웃음은

   잊고 싶은 먼 옛날의 그리움이었다

   그리움은 세월이 흘러도 그리움이어서

   누이가 두드리는 아득한 피아노 소리는

   흰빛 너울로 자꾸 번져오는데,

   황홀경에 빠진 나비는 더 견디지 못하고

   하얗게 무너져 내린다

   가지마다 서린 눈망울에 얼비친 그림자는

   소록소록 꿈길마다 찾아오던 하얀 발걸음은

   너였구나!

 

   바람이 인다 꽃잎이 날린다

   새벽이 오는지 백조 떼 간곳없고

   천둥오리 떼만 호수에 날아드는데

   아침 햇살 한빛에 스러질 꽃잎 한 송이

   살며시 날아와 가슴에 안긴다

   바람아 일어라! 꽃잎아 날아라

   내 가슴에 안겨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591
1277 파라다이스 폐차장 - 김왕노 안희선. 04:02 15
1276 6월 / 오세영 안희선. 06-22 64
1275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湖巖 06-22 55
1274 6月 / 김용택 안희선. 06-22 83
1273 내 인생 최고, 최악의 증거물 / 박남철 안희선. 06-21 87
1272 깡통/ 김유석 金離律 06-20 75
1271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06-20 61
1270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6-20 64
1269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6-20 51
1268 나무들 / 조이스 킬머 안희선. 06-20 76
1267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강북수유리 06-19 112
1266 여름 저물녘엔 청계천에 가자 / 배월선 안희선. 06-19 82
1265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6-19 74
1264 청동물고기 / 허영숙 안희선. 06-18 79
1263 면벽의 유령 / 안희연 湖巖 06-18 60
1262 나무 달력 / 조윤하 & 나무에 깃들여 / 정현종 안희선. 06-18 88
1261 이팝나무 꽃 피었다 / 김진경 강북수유리 06-16 103
1260 아내, / 홍형표 안희선. 06-16 115
1259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 박복영 湖巖 06-16 61
1258 송(頌) / 김구용 안희선. 06-16 70
1257 감기 & 부부 / 진난희 안희선. 06-16 78
1256 새 떼 / 나희덕 안희선. 06-15 91
1255 어머니의 그륵 / 정일근 강북수유리 06-14 119
1254 새벽 / 박계희 안희선. 06-14 125
1253 물 / 이정록 안희선. 06-12 140
1252 꽃멀미/김충규 강북수유리 06-12 151
1251 바다의 악보 / 강인한 湖巖 06-12 101
1250 신부 / 서정주 안희선. 06-11 129
1249 직지사는 없다 / 이희은 긴강물 06-11 120
1248 어떤 시위/ 공광규 金離律 06-10 119
1247 해산 / 이재무 湖巖 06-10 118
1246 새 / 천상병 강북수유리 06-09 130
1245 낯선 시선 / 삐에르 르베르디 안희선. 06-09 113
1244 사람이 풍경이다 / 허영숙 안희선. 06-09 152
1243 가을 밤 / 조용미 湖巖 06-08 121
1242 상사몽 / 황진이 안희선. 06-07 126
1241 구상나무에게 듣다 / 최정신 안희선. 06-07 134
1240 배를 매며, 배를 밀며 / 장석남 강북수유리 06-06 101
1239 손의 의지 / 김선재 湖巖 06-06 118
1238 하류 / 김구식 안희선. 06-05 143
1237 개다래나무/박은주 긴강물 06-04 148
1236 외상값 /신천희 강북수유리 06-04 177
1235 출구/ 이규리 金離律 06-04 144
1234 누가 우는가 / 나희덕 湖巖 06-04 182
1233 어머니의 정원 / 김설하 안희선. 06-03 143
1232 多情에 바치네 / 김경미 안희선. 06-02 154
1231 닭의 하안거 / 고진하 湖巖 06-01 127
1230 수염 / 이상 안희선. 05-31 150
1229 Envoi / Kathleen Raine 안희선. 05-31 115
1228 에피소드(EPISODE) / 조향 안희선. 05-30 121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