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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2-06 02:19
 글쓴이 : 湖巖
조회 : 509  

울부짖는 서정 / 송찬호

 

한밤중 그들이 들이닥쳐

울부짖는 서정을 끌고

밤안개 술렁이는

벌판으로 갔다

그들은 다짜고짜 그에게

시의 구덩이를 파라고 했다

 

멀리서 사나운 개들이

퉁그스어로 짖어대는 국경의 밤이었다

전에도 그는 국경을 넘다

밀입국자로 잡힌 적 있었다

처형을 기다리며

흰 바람벽에 세워져 있는 걸 보고

이게 서정의 끝이라 생각했는데

용케도 그는 아직 살아 있었다

 

이번에는 아예 파묻어버리려는 것 같았다

나무 속에서도

벽 너머에서도

감자자루 속에서는 죽지 않고

이곳으로 넘어와

끊임없이 초록으로 중얼거리니까

 

* 송찬호 : 1959년 충북 보은 출생, 1987년 <우리 시대이 문학>으로 등단

               시집 <붉은 눈, 동백>외 다수

 

# 감상

   시를 좋아하는 사랍들 아니, 시를 좋아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사람들의 고통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 빈 고통의 머리채를 감아쥐고 서정

   내놔라 서정 내놔라 마구 흔들어 댄다

   있지도 않은 서정에 억매여 밤이나 낮이나 얼래고 달래야 하는

   참 딱한 사람들의 이야기,

 

   내일은 떠나는 날

   빈 사무실에서 보따리 싸는데

   함께 했던 날들

   잊혀 질 것 같지 않아

   그들 앉은 자리 뒤 돌아본다

   덩그런 빈 의자

   스쳐가는 발길마다 떠오르는 얼굴들

   바람 불어

   떨어지는 나뭇잎 더 떨어지고

   비 내려서

   서러운 마음 더 서러워지는 날

   헤어지기 아쉬워

   가슴 속 꽃잎 되어 망울질 사람들

 

   생각해보면

   이별은

   다시 만남의 시작일 뿐인데...

 

                     - 졸작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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