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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2-24 06:11
 글쓴이 : 湖巖
조회 : 502  

그림자 속으로 / 김두안

 

심장 높이쯤 열쇠를 넣고 손잡이 당기면

철문 앞에 서 있는

내 그림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뒹그는 신발들 사이

술 취한 구두 슬쩍 벗어 놓고

 

아 그렇다고 성급하게 불은 켜지 않습니다

희미한 살림

잠이 확 깰지도 모르니까요

 

나는 내 그림자 등에 기대어 앉아

거실 바닥 달빛을 희망이라도 된 듯 쓸어 모아 봅니다

 

똑같은, 똑같은 소리로 벽을 걸어가는

시곗바늘 뒤꿈치에

그림자를 걸어놓고

달빛 위에 가만히 누워 방 안 그림자 숲 둘러봅니다

 

그녀가 돌돌 말고 자는 옥수수 그림자와

창문을 넘어와 흔들리는 콩 줄기 그리고 가을로 휜 풀잎

 

나는 가끔

그림자 열쇠를 잃어버립니다

 

# 감상

 

화자는 비몽사몽 술취한 모습에서 텍스트를 엮어 갑니다

그림자는 술취한 화자, 즉 주체를 잃어버린 화자 자신입니다

시곗바늘 소리만 똑딱이는 텅 빈 방에 달빛이 들어오고 화자는 달빛 위에 

가만히 누워 방 안의 어두운 숲을 둘러봅니다

온갖 삼라만상이 희미하게 떠오릅니다( 그녀가 돌돌 말고 자는 옥수수 그

림자, 창문을 넘어와 흔들리는 콩 줄기, 가을로 휜 풀잎)

화자는 시인이라서 주체가 없는 그림자 속에서도 낭만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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