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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6-04 08:41
 글쓴이 : 金離律
조회 : 122  

출구

 

이규리

 

전철 안에서 툭, 핸드백이 떨어지자

기다린 듯

빗장 풀린 일가족이 두두두 뛰쳐나갔다

 

의자 밑으로 하이힐 뒤로

구르다가 가까스로 멈추었는데, 엄만 멀리

출구 쪽으로 굴러가 있었다

 

출구는 엄마를 이해했을까

방 한 칸에 함께 웅크리고 잘 때도

엄마 자리는 문 쪽이었다

 

생각해 봐

엄만들 왜 바깥을 몰랐겠어

문 쪽을 서성인 건 꼭 나가려는 뜻이 아니겠지만,

 

흩어진 식솔들이 가 자리 잡은 곳

스물여덟에 죽은 언니 함께

게나 곰이나 전갈이 되어 짐승처럼 웅크려 이은

자리

 

핸드백이 쏟아졌는데

우린 뿔뿔이 흩어졌는데

전철 바닥에 생긴 저 난처한 별자리

 

프로필

이규리 : 현대시학 등단, 시집[앤디워홀의 생각][뒷모습]외 다수

 

시 감상

 

어쩌면 출구는 입구와 같은 말일지도 모른다. 엄마 자리는 늘 문 쪽이었다는 본문의 말에서 엄마는 늘 가장 늦게 한 칸짜리 방에 들어오신 것은 아닐까? 나갈 땐 가장 먼저, 들어올 땐 가장 나중에, 그 자리가 우리네 어머님의 자리였다. 아랫목과 달리 윗목은 무척 추웠을 텐데, 지금 나는 이렇게 폭신한 침대에서도 투덜거리기만 하는데. [글/ 김이율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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