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6-24 04:02
 글쓴이 : 안희선.
조회 : 106  

 

폐차장.jpg

 

 

파라다이스 폐차장 / 김왕노


폐차들
시루떡 같이 겹겹이 쌓여 있다.
질주의 끝이 이곳이라는 것을
우리는 몰랐다는 것을
온몸으로 항변하다 벌겋게 녹슬기도 하고

다 이제 해체되기를 기다린다.
늘 죽음 쪽으로 쏠릴 때마다
균형을 잡아 달렸는데
기어코 도달한 곳이 차의 거대한 무덤
압착기에 전신이 짜부라지는
무시무시한 순간이 기다리는 곳

과속을 할 때마다 헐떡이며
절정에 도달했을 때
그때쯤 그만두어야 하는데
따지면 무얼 그만두어야 하는지
마땅히 떠오르는 것도 없었는데
결국은 속도의 끝이 정지라는 것
늘 달렸지만 정지 쪽으로 살이 당겨지는 것
우리가 가진 관성이라는 것도
죽음에게로 기울어가려는 것

길을 빗나간 차든지
곧장 떠난 차든지
결국은 이곳에서
만날 운명이었다는 것을
이곳에 모인 폐차들
어이없이 서로의
찌그러진 몰골을 바라본다.

정신없이 달릴 때
서로 알아봤어야 했다면서
추월하여 뒤꽁무니를 보일 때
이미 결론이 나 있었던 것이라며
폐차들 참회의 모습으로
지금은 차디찬 비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다.




김왕노.jpg


1992 대구매일 신춘문예 시 당선
2003 한국해양문학대상 수상
2006 제7회 박인환 문학상 수상
시집 『슬픔도 진화한다』,『말달리자 아버지』
글발 동인


----------------------------

<감상 & 생각>

 


폐차장에서 덧없는 욕망의 잔해殘骸를 본다

車의 一生과 사람의 일생이 무엇이 다르겠는가

평생토록,
욕망의 엔진 Engine으로 질주했던 삶

이제, 최후의 정지신호 앞에서 멈추었다

시인은 왜, <파라다이스 폐차장>이라 했을까

모든 소망의 시간이 정지된 곳에는
더 이상, <지옥 같은 절망>도 없기 때문일까

그 정지된 시간 속에서...

내가 평생 헛된 갈망으로 질주했던 것만큼
지녀야 할 참회慙悔의 몫은 또, 얼마나 클 것인가 


                                                           - 희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766
1307 우포에 비가 내린다 푸른행성 07-15 53
1306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칼릴 … 푸른행성 07-14 63
1305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선이 강북수유리 07-14 45
1304 국립낱말과학수사원 /함기석 활연 07-13 63
1303 튤립 / 송찬호 湖巖 07-13 63
1302 모닥불 / 백석 푸른행성 07-12 96
1301 가죽나무 /도종환 강북수유리 07-11 83
1300 불광천 / 홍일표 湖巖 07-11 51
1299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푸른행성 07-11 79
1298 핏덩어리 시계 / 김혜순 활연 07-10 89
1297 시작법을 위한 기도/박현수 강북수유리 07-10 69
1296 장미 / 송찬호 湖巖 07-09 104
1295 너의 밤 기도 / 오정자 푸른행성 07-08 98
1294 흰 노트를 사러가며 / 김승희 푸른행성 07-07 115
1293 화살 노래 - 문정희 안희선. 07-06 150
1292 대이동 / 기혁 湖巖 07-06 85
1291 눈물 - 김춘수 안희선. 07-05 171
1290 순간의 거울 2 (가을 강) / 이가림 湖巖 07-04 93
1289 시선 - 마종기 안희선. 07-04 138
1288 장마 / 김주대 강북수유리 07-03 186
1287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 문향란 안희선. 07-03 149
1286 모란장 - 최경자 안희선. 07-02 132
1285 고양이의 잠/ 김예강 金離律 07-02 113
1284 연금술사 2 / 권대웅 湖巖 07-01 88
1283 견고한 고독 - 김현승 안희선. 06-30 173
1282 오동나무 안에 들다 / 길상호 湖巖 06-29 144
1281 적막 - 나태주 안희선. 06-27 273
1280 시치미꽃 - 이명윤 안희선. 06-27 170
1279 ◉시는 발견이다[갈등/김성진 외 2] 金離律 06-27 132
1278 독자놈들 길들이기 - 박남철 안희선. 06-27 118
1277 사람꽃 / 고형렬 강북수유리 06-27 148
1276 총 알 / 최금진 湖巖 06-27 90
1275 물방울 속 물방울 - 오정자 안희선. 06-26 166
1274 어떤 휴식/ 정익진 金離律 06-25 153
1273 세한도 / 이경교 湖巖 06-25 120
1272 바깥 - 문태준 안희선. 06-25 186
1271 파라다이스 폐차장 - 김왕노 안희선. 06-24 107
1270 6월 / 오세영 안희선. 06-22 197
1269 아비뇽의 처녀들 / 김상미 湖巖 06-22 126
1268 6月 / 김용택 안희선. 06-22 194
1267 내 인생 최고, 최악의 증거물 / 박남철 안희선. 06-21 173
1266 깡통/ 김유석 金離律 06-20 139
1265 내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을 때 / 천수호 강북수유리 06-20 145
1264 소주병 / 공광규 강북수유리 06-20 163
1263 굴러가는 동전의 경우 / 안태현 湖巖 06-20 112
1262 나무들 / 조이스 킬머 안희선. 06-20 150
1261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강북수유리 06-19 231
1260 여름 저물녘엔 청계천에 가자 / 배월선 안희선. 06-19 143
1259 소금 / 이경록 안희선. 06-19 130
1258 청동물고기 / 허영숙 안희선. 06-18 140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