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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7-11 02:50
 글쓴이 : 湖巖
조회 : 50  

불광천 / 홍일표

 

조등처럼 서 있는 백로가 어둠의 한 방향만 바라본다

불 꺼진 시간의 흉벽에 구멍이 뚫리고 그 너머 오래전 지나온 자궁이

다만 그렇게 컴컴한 적막이다

 

목이 긴 여자가 제 몸을 조용히 몸속에 구겨 넣는다 새가 새를 지우고 한 그루 나무로 진화하는

비애 지금 어디쯤일까 당신은

 

얼굴을 가린 물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흘러가는

밤의 심중

검은 울음이 천변의 억새 덤불로 밝아져 꽁지 흰 새로 날아오르거나

떠나지 못하고 물속에 뿌리 내린 시린 마음이거나

 

소주병과 뒹구는 한 남자의 밤이 있다 죽음 가까이서

억새의 뼈를 쪼개고 나온 빛으로 밤을 통과하는 물

벤치에 앉아 백로를 바라보던 남자가 백로 안에 들어가

잠든다 가끔 퍼덕거리며 날기라도 하는지

헛손질 헛발질을 하면서

 

사라진 한쪽 얼굴을 지우지 못하고 매일 태어나는 달

 

구름을 억새로 번역한 불광천은 날아기 않는다

 

* 홍일표 : 1958년 충남 천안 출생, 1988년 <심상> 신인상,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매혹의 지도>외 다수, 평설집 <흘림의 풍경들> 등

 

# 감상

화자의 내공 깊은 시 뿐만 아니라 기개 넘치는 평설도 좋아해서 화자의 작품이라면

모두 읽고 싶어 진다

강물은 조용히 늦은 저녁 속에 흐르고 어두운 강변에는 백로 한 마리  깃 속에 머리

박고 잠자는 듯 고고히 서 있다(외발?)

어둠 속에서 자기를 지우며 한 그루 나무로 서 있는 백로의 모습에서 화자는 목이 긴

여인을 생각 해낸다

- 검은 울음이 억새 덤불로 밝아져 꽁지 흰 새로 날아 오르거나

- 떠나지 못 하고 물속에 뿌리 내린 시린 마음이거나

벤치에 앉아 백로를 바라보던 남자 술 취해 헛손질 헛발질 하면서 백로 안에 들어가 잠들고

어둠 속에 흐르는 구름이 억새 무리로 보이는 아름다운 불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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