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작성일 : 18-07-19 04:56
 글쓴이 : 湖巖
조회 : 131  

북 항 (北港) / 권대웅

 

목련이 핀다

꽃 속에서 뱃고동 소리가 들린다

정박해 있던 배가 하늘로 떠난다

깊고 깊은 저 먼

꽃의 바다

 

눈이 내리고 눈이 쌓여

오도 가도 못하는 마을에

백발(白髮)의 노모가 혼자서 저녁을 짓는다

 

들창 너머 목련나무로 배가 들어온다

겨우내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던

말이 터진다

 

나무에 수없이 내리는 닻

저 구름 너머에서 들어오는 배와

통음(通音)하던 하얀 눈송이들이

펑 펑 운다

 

떠나는 곳이 있고 돌아오는 것이 있지만

이 세상에 항구는 단 하나다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봄 항구에 꽃이 핀다

 

* 권대웅 : 1962년 서울 출생, 198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양수리에서> 당선, 시집 <당나귀의 꿈> 외

 

# 감상

일상적 항구의 모습에서 시의 포에지를 꺼내놓는 솜씨가 참 즐겁다

항구에 핀 목련꽃은 뱃고동만 먹고살아 꽃 속에서 고동소리 들리고

정박해 있던 배가 하늘로 떠나는 꽃의 바다

목련꽃과 뱃고동 소리가 어울어져 아름다운 공감각을 흠뻑 발산하고 있다 

눈 내려 쌓여 오도 가도 못하는 마을에 노모 혼자 저녁 짓는 쓸쓸함은

마음 속 깊이 내포 되어 있는 화자의 정념이렸다

들창 너머 목련나무로  배가 들어오고 나무에 수없이 내리는 닻

떠나는 곳이 있고 돌아오는 것이 있지만 이 세상에 항구는 단 하나

당신이 기다리고 있는 봄 항구에 꽃이 핀다

해지면 떠난 곳으로 되돌아 오고 싶은 귀소본능(歸巢本能)의 법칙, 즉

그리움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내가 읽은 시 이용안내 조경희 07-07 16998
1347 일회용 봄 / 이규리 鵲巢 00:21 8
1346 그래서 / 문현미 鵲巢 08-15 29
1345 그늘 / 이상국 湖巖 08-15 39
1344 거미의 각도 / 김도이 鵲巢 08-15 24
1343 좌파/우파/허파 / 김승희 鵲巢 08-14 26
1342 곡두 / 김준태(豁然) (2) 鵲巢 08-14 70
1341 시간 / 여성민 鵲巢 08-13 47
1340 누드와 거울 / 심은섭 鵲巢 08-12 53
1339 좀비극장 / 박지웅 鵲巢 08-12 57
1338 연기(煙氣) / 김수영 湖巖 08-12 51
1337 조응照應의 푸른 방향성 / 고은산 鵲巢 08-12 38
1336 於 芻仙齋 추선재에서 / 강 경우 鵲巢 08-11 30
1335 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鵲巢 08-11 37
1334 도시가 키운 섬 /최삼용 강북수유리 08-11 35
1333 나의 쪽으로 새는 / 문태준 鵲巢 08-10 75
1332 아스피린 / 문정영 湖巖 08-10 72
1331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 / 문태준 鵲巢 08-09 84
1330 전봇대/이명숙 강북수유리 08-08 82
1329 인사동 그곳에 가고 싶다 / 서동균 湖巖 08-07 95
1328 남겨진 체조 / 심지아 鵲巢 08-07 76
1327 변검 / 김선우 湖巖 08-05 91
1326 갈꽃이 피면 / 송기원 나싱그리 08-04 104
1325 벼루 / 이수정 鵲巢 08-04 75
1324 시의 시대 / 이창기 강북수유리 08-04 70
1323 백야 / 남길순 湖巖 08-02 115
1322 다시 /박노해 강북수유리 07-31 162
1321 장대와 비 사이 / 조영란 湖巖 07-31 105
1320 남으로 창을 내겠소/김상용 강북수유리 07-28 91
1319 캉캉치마 / 김미령 湖巖 07-28 95
1318 털 난 꼬막 /박형권 강북수유리 07-27 101
1317 달북 / 문인수 湖巖 07-26 148
1316 길 / 김기림 湖巖 07-24 206
1315 외롭다는 것은 / 박일 성율 07-22 261
1314 호랑이는 고양이과다 / 최정례 湖巖 07-21 90
1313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푸른행성 07-20 171
1312 북 항 / 권대웅 湖巖 07-19 132
1311 지평 - 강경우 푸른행성 07-18 169
1310 만들 것인가, 만들어 낼 것인가[분실/박소미 외 2] 金離律 07-17 125
1309 고사목 / 최을원 湖巖 07-17 128
1308 기염 / 정 문 푸른행성 07-16 128
1307 우포에 비가 내린다 / 송하 푸른행성 07-15 181
1306 살아남아 고뇌하는 이를 위하여 / 칼릴 … 푸른행성 07-14 170
1305 운우지정(雲雨之情) /이선이 강북수유리 07-14 138
1304 국립낱말과학수사원 /함기석 활연 07-13 138
1303 튤립 / 송찬호 湖巖 07-13 160
1302 모닥불 / 백석 푸른행성 07-12 199
1301 가죽나무 /도종환 강북수유리 07-11 175
1300 불광천 / 홍일표 湖巖 07-11 99
1299 길 위의 식사 / 이재무 푸른행성 07-11 156
1298 핏덩어리 시계 / 김혜순 활연 07-10 172
 1  2  3  4  5  6  7  8  9  10